영화 봤다 ㅋㅋㅎ/SF, 판타지

호빗 : 뜻밖의 여정에 대한 생각

찐따왕 2019. 10. 16. 15:06

 

 유튜브에서 반지의 제왕 얘기를 하니, 반지의 제왕이 보고 싶어졌고 반지의 제왕을 다 보고 나니 호빗이 보고 싶어져서 다시 봤다.

 

 반지의 제왕과 같은 세계관을 품고 있는 호빗 시리즈는 프로도의 삼촌인 '빌보 베긴스'의 이야기다. 빌보 베긴스가 어떻게 절대반지를 얻게 되었는지, 어마어마한 부를 거머쥐었던 난쟁이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다시 생각해보면 반지의 제왕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종족은 난쟁이족이었다. 다양한 인간들도 등장하고 여러 엘프족들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난쟁이족은 오직 김리 단 한 명 뿐이었기 때문이다. 호빗 시리즈에서는 반지의 제왕이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보니 반지의 제왕을 재미나게 본 사람들이라면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3시간에 가까운 러닝 타임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답다는 생각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내가 섬세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호빗 : 뜻밖의 여정에서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 만큼 다채로운 담론들이 담겨있지 않았다. 하지만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난쟁이족 특유의 유쾌함과 솔직함이 다양한 재미를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웃음을 담당하는 인물은 난쟁이족인 김리였다. 그런데 호빗 시리즈에서는 웃음을 담당하는 난쟁이족들이 여럿 등장하기 때문에 재미있는 상황도 반지의 제왕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등장해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난쟁이족들은 호빗과 비슷한 키를 갖고 있었지만 완전히 다른 존재다. 호빗은 미성의 목소리에 여리여리한 체형에 수염도 하나 없는 아이와 같은 외형을 품고 있다. 순수하고 낙천적인 내면 또한 아이를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난쟁이의 얼굴에는 수염으로 가득하고 체격은 씨름선수를 연상케할 정도로 매우 건장하다. 목소리도 호빗과 다르게 중저음의 목소리를 품고 있어서 상남자를 연상케 한다. 난쟁이들의 성격 또한 어린아이와 같은 호빗과 달리 보수적인 남자와 같은 특성을 띄고 있다. 고집과 자존심은 드럽게 강하고 융통섬과 섬세함을 갖추지 못한 친구들이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할 정도로 솔직하고 직설적이고 매우 시끄럽다. 그들이 조용해지는 순간은 건배를 하고 술을 마실 때 뿐이다. 하지만 의리와 용맹함으로 똘똘 뭉쳐있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쉽게 미워할 수도 없다. 

 

 '호빗 : 뜻밖의 여정'에서는 반지의 제왕이 보여주지 않았던 난쟁이 족들의 화려한 역사까지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난쟁이 족들이 과거에 거머쥐었던 어마어마한 재물은 엄청난 힘을 품고 있는 절대반지를 연상케 할 정도로 난쟁이들을 타락으로 몰고갔다. 그래서 '호빗 : 뜻밖의 여정'은 반지의 제왕과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큰 틀에서 놓고 보면 반지의 제왕과 같은 이야기를 색다르게 각색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이유는 반지의 제왕과 유사한 담론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는 마법사가 등장시키면서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이 품은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거대한 악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절대반지, 사우론과 같은 거대한 힘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나누는 선행과 사랑이라는 간달프의 얘기 또한 힘의 균형이 평화를 부른다는 반지의 제왕의 담론을 다시 한 번 회상시켜 주었다. 그리고 "호빗은 내가 두려울 때 용기를 준다."란 간달프의 대사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과 낙천성이 녹아있는 도전정신을 반지의 제왕에 이어서 호빗 시리즈에서도 찬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호빗 시리즈는 반지의 제왕이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난쟁이들의 역사에 빛을 비춰주어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반지의 제왕이 안겨주고 있는 웅장한 풍경을 통해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고, 신화에 관한 요소들을 다시 풀어내어 잊고 있었던 상상력을 다시 한 번 폭발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해리포터는 모르겠지만, 반지의 제왕은 진리이자 체고체고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