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영화 피노키오(1940)에 대한 생각

2019. 10. 12. 12:29영화 봤다 ㅋㅋㅎ/애니메이션

 

 

 

 '간절이 바라면 이루어진다.' 라는 노랫말로 시작되는 영화 '피노키오'를 보고 있으면 무한도전이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2011년)에 출연한 처진 달팽이팀(유재석, 이적)이 부른 '말하는 대로'를 추억하게 만든다. 이 노래는 그 당시에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다. 소설로 따지자면 베스트 새럴를 넘어 고전의 위치에 자리한 노래가 아닐까 싶다. 내가 영화 '피노키오'를 보면서 처진 달팽이의 노래인 '말하는 대로'를 떠올린 이유는 가삿말이 비슷하다는 점에 있다. 피노키오와 노래 말하는 대로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피노키오는 자라나는 아이들이 타겟이라면, 노래 말하는 대로는 자라나는 20대 청년이 타겟이라는 점에서는 색깔이 조금 다르다.

 

 1940년대에 개봉한 옛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촌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내가 늙어서 그런지 몰라도 유명 애니메이션인 '톰과 제리'에서 볼 수 있는 상상력 넘치는 장면들과 기발한 묘사들을 다시금 추억할 수 있게 만들곤 한다. 가만 생각해보면 이런 유쾌한 상상력이 드러나는 그림들은 요즘 보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과거의 감성을 추억하고 싶다면 한 번 쯤은 봐도 나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그런데 내가 1940년에 개봉한 영화 '피노키오'를 다시 본 이유는 과거의 감성을 추억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디즈니가 내놓은 피노키오 리메이크 작품에 대한 기대감에 의해서였다. 디즈니는 피노키오라는 작품에 대한 큰 애착을 품고 있었다고 생전에 밝히기도 했다. 그래서 피노키오 리메이크 작품 또한 현대적 시선과 윤리관을 녹여낸 세련된 작품을 탄생시킬 것이란 기대를 품게 만든다.

 

 피노키오 리메이크는 아직 개봉을 하지 않았고 예고편도 나오질 않았다. 그래서 나는 피노키오 (1940) 작품을 보면서 리메이크 작품에서는 특정 담론을 품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 섞인 망상과 추측을 즐길 수 있었다. '피노키오'를 말하면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아이를 생각하게 한다. 그런데 코가 길어지는 이야기는 단 한 번 밖에 등장하질 않을 정도로 거짓말에 대해 비중있게 다루질 않는다. 그리고 피노키오의 코가 길어지는 순간은 타인에게 거짓말 했을 때로만 국한되어 있다.

 현대에 머물고 있는 나의 시선으로 놓고 봤을 때에는 타인에게 하는 거짓말도 나쁘지만 나에게 하는 거짓말도 나쁘다. 예를 들면 자신이 원하는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받을 상처를 줄이기 위해 "난 할 수 없을 거야."와 같은 거짓말처럼 말이다. 그래서 피노키오 리메이크 작품이 나온다면 타인에게 거짓말을 할 때 뿐만이 아니라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을 때에도 똑같이 코가 길어졌으면 좋겠다. 타인 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진짜 건강하고 착한 아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와 타인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태도야 말로 소위 말하는 자존감, 자기애의 기틀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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