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겨울왕국에 대한 생각

2019. 11. 4. 14:40영화 봤다 ㅋㅋㅎ/애니메이션

 

 수 많은 사람들이 레리꼬를 외칠 때에도 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내가 뒷북 오지게 겨울왕국을 본 이유는 겨울왕국 2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겨울왕국이 별다른 이야기가 없는 식상한 공주 이야기일 거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겨울왕국은 현대적인 윤리관과 인식을 품고 있었다. 러닝타임은 짧았지만 필요한 이야기만 간결하게 담고 있어서 마치 짧고 굵은 동화책을 읽은 기분이 들었다. 거기다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짱짱한 OST까지 곁들어져 있으니 지루함은 덜하다. 그래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따분함을 느낄 새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보니 영화의 러닝타임은 약 90분 정도였지만 체감시간은 60분 정도로 느껴졌다.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엘사의 마법을 발견한 부모님은 엘사를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보여서는 안 될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엘사는 방 안에 틀어밖힌 은둔형 외톨이와 같은 삶을 살았다. 더 나아가서 이런 엘사의 마법을 발견한 사람들은 그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괴물이라 칭하며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 엘사의 마법을 발견하고 공격적인 태도를 취한 이들은 유감스럽게도 모두 남자였다.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엘사의 마법은 그녀만의 자아와 개성에 비유할 만하며, 이를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 남성들은 여성의 자유와 개성을 억압하려는 잘못된 관습과 문화, 가치체계와 비유할 만하다.. 엘사의 부모님은 그녀에게 안전과 행복한 삶을 위해 폐쇄적인 삶을 강요했지만 진짜 그녀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다른 것이었다.

  우리가 현재 받아들일 수 없는 타자의 자아와 개성은 무엇일까? 그것을 억압하는게 타자와 모두의 행복을 위한 길일까? 영화 겨울왕국을 보면 이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진짜 사랑이란 무엇인지 가볍게 다루고 있다보니 따뜻한 감동까지 함께 안겨준다.

 맘 같아선 왓챠별점 5점을 주고 싶지만 어린이 영화에 5점 만점을 주는건 살짝 자존심이 상한다. 나도 어쩔 수 없는 꼰대인가보다. 왓챠별점 4.5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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