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 대한 생각

2018. 9. 15. 10:04영화 봤다 ㅋㅋㅎ/SF, 판타지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성룡이 나온다고 해서 봤는데, 성룡의 코딱지도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일본판과 중국판이 따로 있었다. 내가 본 영화는 일본판이고 성룡이 나오는 중국판은 9월 중순 즈음에 나온다고 하더라.

이 영화는 소설 원작의 영화인데 나는 소설을 보지 않아서 나름 재미나게 봤다. 일본 문화컨텐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억지 눈물 즙짜기 스킬을 시전해서 조금 오그라들 수 있지만 그래도 일본답게 참신한 소제를 활용하여 메시지를 담아냈다. 하지만 예쁜 여배우가 나오지 않고 남배우들로만 가득하다보니 칙칙하고 흥미가 좀 떨어진다.



여기가 나미야 잡화점이다. 


나미야 잡화점 주인 할아버지는 편지를 이용하여 동네 사람들의 고민상담을 해주신다. 얼마나 장사가 안되면 이런걸 하고 계실까.......

얐빠리,, 자영업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데숭...



3인조 강도는 집을 턴 뒤 자동차를 타고 도망가려 하지만, 자동차 베터리가 다되어버리는 바람에 다른 곳을 향하게 된다.



나미야 잡화점이다.



역시 도둑넘 쉐리들 아니랄까봐 여기저기 뒤적뒤적 하는데,



이 곳에 편지가 도착한다.



편지는 음악을 할까 생선가게를 하는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을까에 대한 고민이였다. 그리고 이 강도 3인조는 이 편지에 대해 답장하게 된다. "정신 차리고 가업이나 물려받아라. 음악은 아무나 하냐?"



강도 3인조가 보낸 답장이 맘에 안 들었는지 '생선가게는 언제 망할지 모르고 난 정말 음악을 사랑한다.' 와 같은 내용이 다시 온다.  그래 임마 음악해라 음악 해!!!!

 애초에 답은 정해져 있었다. 이 남자는 "음악을 해라." 라는 답을 원하고 이런 고민상담을 요청한 것이다. 그런데 왜 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면 그냥 음악이나 할 것이지 왜 편지를 썼을까?



- 답정너에 대한 생각

 영화 속 고민상담 편지를 읽은 도둑놈들은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답변을 내놓자 돌아오는 답변은 "나는 ~~해서 그렇지 않다." 라고 답장을 다시 보냈다. 고민 상담 편지를 보낸 사람들에게는 항상 답이 정해져 있었고 우리 주변을 봐도 그렇다. 오죽하면 '답정너'라는 말이 나왔을까?? 그런데 답을 이미 정해놓고 있으면서 왜 답을 정해달라는 편지를 썼을까?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과 모르는 정보를 얻고 싶어서 물어보는 경우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정답이라 여기고 있는 것을 지지 받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작동한게 아닐까 싶다. 결국 편지에 대한 답은 '이상보다 현실을 좇아라' 같은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답이 아니라 공감과 지지를 받고픈 마음인 것이다. 누군가로부터 지지를 받았을 때 자신이 옳고 소중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은 행복과 연결된다.

 결국 답정너가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은 답을 얻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지지를 받고 싶어서 그런게 아닐까?

그래서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고민이나 속상함을 털어놓는 것은 그에 대한 올바름을 답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지지해달라는 것이다.


- 이상적인 고민상담을 보여준 도둑놈 친구들

 나미야 잡화점의 할아버지가 고민상담 편지를 답장할 때엔,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보고 난 뒤 편지를 작성했다. 그래서 상대가 정해놓은 답을 귀신처럼 파악하고 있었으며 그 답에서 좀 더 나은게 없을까 고민을 하셨다. 그런데 도둑놈들은 고민상담 편지를 답장할 때엔 단순 옳고 그름으로 판가름하기 바쁠 뿐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는 1도 없었다. 그런데 그런 답장을 받은 상대는 자신이 정해놓은 답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 지금 처한 상황과 환경에 대해 얘기하면서 다시 한 번 정해놓았던 답을 강요하기 위해 편지를 또 보낸다.

 처음 고민 편지를 받았을 때엔 도둑놈들은 A라 답변을 했다. 다시 답장을 받자 도둑놈들은 F라 생각을 하고, 마지막에는 상대가 정해놓은 답과 가까우면서도 더 나은 답변을 내놓게 된다. 이런 그림은 이상적인 의사소통의 단면이였다. 의사소통이라는 것은 자신을 표현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선 한 마디만 듣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에 대해 물어보면서 알아가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솔직한 생각을 주고 받는 과정을 거쳐야 자신이 인지하지 못했던 상대의 입장과 환경을 발견하여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의사소통은 자신만의 사고과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어 시각이 넓어지게 된다.

  고민에 대해 단순 옳고, 그름 흑과 백이란 이분법을 추구하는 태도로 "A가 맞다.", "B를 선택해라." 처럼 흑과 백을 명료하게 말하는 것이 아닌 그 중간인 회색의 영역에서 상대가 원하는 답과 가까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진짜 아름답고 이상적인 고민상담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자친구가 회사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하소연을 늘어놓으면 "네가 잘못했네" 처럼 명료한 흑백논리보다는 "그 색기가 잘못했는데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냐? 다음에는 그 사람 앞에서 그런 행동은 조심해야겠따." 라는 회색논리로 접근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아닌가? 이런 대화화를 직접 겪어본 적이 없어서 난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예쁜 여배우가 없어 심심했지만, 그래도 나름 볼만 했다. 왓챠 별점 4점 준다. 

중국판 나미야 잡화점에는 디리러바? 라는 예쁜 여배우가 나온다고 하던데....., 일본영화를 봤을 때 여배우 분량이 얼마나 있을랑가 모르겠지만 꼭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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