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영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1959)에 대한 생각

2019. 12. 21. 07:32영화 봤다 ㅋㅋㅎ/애니메이션

 

 

 디즈니 영화는 지루할 수 있는 대사들을 종종 노래부르듯 전달하여 지루함을 덜어준다.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디즈니 영화가 어린이 영화로 최고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영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1959)'를 굳이 찾아서 보게 된 이유는 디즈니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실사판 '말레피센트(2014)' 를 보고 나서 생긴 궁금증 때문이다. 영화 말레피센트에서는 마녀 말레피센트가 왜 악당이 되었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마치 조커처럼 말이다.(결말은 살짝 다르다.) 영화 말레피센트가 전해주고 있는 마녀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원작 잠자는 숲속의 공주(1959) 버젼에서는 어떤 모습었는지가 궁금해진다. 

 

 영화 제목이 '잠자는 숲속의 공주'이기 때문에 마녀 '말레피센트'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마녀 말레피센트가 오로라 공주에게 16세가 되는 생일 날에 물레바늘에 찔려 영원히 잠들게 될 것이라는 저주를 내린건 영화 말레피센트에서 보여진 스토리와 똑같았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물레바늘이 뭐지? 물레방아에 달린 바늘인가? 대충 찾아보니 영화에서 말한 물레 'spindle' 실을 뽑아 천을 만드는 도구다. 현대식으로 말하면 방직기 또는 재봉틀과 유사하지 않을까?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말레피센트는 오로라 공주에게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잠들게 하는 저주를 걸 수 있는 마녀다.  그런데 왜 하필 16살이라는 나이에 물레바늘에 찔렸을 떄일까? 영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1959년 작품이다. 이 점을 놓고 봤을 때에 그 당시 여성이 해야 할 일은 규정되었을 것이다. 16세의 나이가 되면 여성의 삶을 살기 위해 물레를 만지는게 당연시 되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마녀 말레피센트가 그런 저주를 내린게 아니었을까? 왕은 오로라 공주가 물레바늘에 찔려 저주에 빠질 것을 두려워하여 나라에 있는 모든 물레를 불태워버리라고 명했다. 말레피센트가 오로라 공주에게 내린 저주는 매일마다 물레질을 하던 여성들을 해방시켜준 셈일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노동해방.

 

 그런데 왜 하필 16살일까? 16살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키워드는 2차성징, 사춘기다. 2차 성징이 일어나는 사춘기는 마치 잠자는 사람처럼 주변 사람들과 소통을 하지 않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서 오로라 공주가 16세에 잠들게 된다는 저주는 마치 사춘기와 질풍노도의 시기를 연상케한다. 가만 생각해보면 질풍노도의 시기, 사춘기를 건강하게 보내는 방법은 따뜻한 사랑과 관심, '진실된 사랑의 키스'다. 이쯤 되면 말레피센트가 오로라 공주에게 내린건 저주가 아니라 사춘기에 빠졌을 때에 진실된 사랑을 보내주라고 조언한게 아닐까? 

 

 진실된 사랑의 키스 또는 뽀뽀란 무엇일까? 담배를 매일 마다 10갑씩 피우는 아빠가 딸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키스 또는 뽀뽀일까? 하지만 이건 진실된 사랑의 키스 또는 뽀뽀가 아니다. 뽀뽀 또는 키스 앞에 '진실된 사랑이 붙으려면 기존의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모습으로 바뀌기 위한 노력을 한 상태에서 키스 또는 뽀뽀를 해야한다.

 그러니까 아빠가 딸에게 하는 진실된 사랑의 키스 또는 뽀뽀란, 담배냄새를 풀풀 풍기며 하는게 아니라 뽀뽀를 하기 전에는 담배냄새가 묻은 옷에서 깔끔한 옷으로 갈아입고 양치와 가글을 꼼꼼하게 마친 다음에 하는 뽀뽀와 키스가 진실된 사랑의 키스일 것이다. 굳이 이런게 아니어도 담배를 20일 정도 끊은 다음에 하는 키스와 뽀뽀처럼 기존의 내 모습을 유지하는게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이 수반된 상태에서 행하는 키스 또는 뽀뽀를 했을 때야 말로 '진실된 사랑'이라고 명할 수 있다.

 

 오로라 공주를 잠에서 꺠어나게 하는 것이 '진실된 사랑의 키스'인 것처럼, 사춘기에 잠식되어 소통의 문을 닫은 청소년을 깨우게 하는 것은 내가 상대에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상태에서 쏟아붓는 사랑과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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