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드 v 페라리에 대한 생각

2020. 4. 12. 12:42영화 봤다 ㅋㅋㅎ/액션, 스릴러

 

 포드는 실용성과 효율성을 부르짖으면서 빠른 자동차보다는 최대한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데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소비자들은 포드와 같은 효율적인 자동차보다는 이탈리아 페라리처럼 빠르고 멋진 디자인을 품은 자동차를 선호하고 있었다. 포드는 등돌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하여 자동차 경주에서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페라리를 꺾기 위하여 르망 24시간 레이스를 준비한다.

 

 영화 '포드 v 페라리'를 보기 전에는 이 영화 내용이 단순 자동자 경주에 대한 이야기일 줄 알았다. 픽사의 카(car) 실사화 버젼이랄까?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 자동차가 하나의 국가처럼 느껴진다. 국가의 특정 기관이 제대로 작동하질 않으면 국가가 안정적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처럼 자동차 또한 특정 부품 체계들이 안정적으로 어우러지지 않으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없다. 포드가 목표로 하고 있는 르망 24시간 레이스를 1등으로 완주할 수 있는 스포츠카를 만드는 과정은 안정적인 국가를 설계하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자동차가 국가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자동차 경주는 자연스럽게 전쟁처럼 느껴진다.

 전쟁은 보급싸움이다. 보급품을 목적지까지 운반하질 못하면 전쟁터에 있는 군인들을 위한 약품, 식량, 무기, 연료 공급에 차질이 생겨 패배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세계 2차 대전의 승전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어마어마한 생산력을 기반으로 하여 각종 무기와 식량들을 빠르게 보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이유도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 대첩을 통하여 왜군의 보급로를 차단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경주는 보급력을 연상케 한다. 자동차의 주목적은 특정 대상을 목적지까지 빠르게 옮기기 위함이다. 르망 24시간 레이스는 목적지까지 빠른 속도로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지에 대한 유무,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보급력을 경쟁하는 자리로 느끼게 한다.

 

 하나의 국가로 느껴지는 자동차를 설계하는 과정, 그리고 그 자동차의 운전대를 누가 잡을 것인지 마지막으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어린 시절 갖고 놀던 자동차 장난감으로 경주 놀이를 유치한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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