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맨 프럼 어스 에 대한 생각

2019. 8. 29. 11:06영화 봤다 ㅋㅋㅎ/SF, 판타지

 

이거 누가 추천해줘서 봤는데, 누가 추천해줬는지 까먹었다 ㅎㅎ

 

 

 

저기 짐을 들고 있는 친구가 주인공 존 올드맨(데이빗 리 스미스)이다. 이름부터가 올드맨이네

 

 

근데 이 친구는 교수인데 종신교수직을 거절하고 조용히 이사를 가려다가 교수 칭구들에게 딱 걸린 상황.

 

다정한 교수친구들은 왜 종신교수직을 포기하고 이사가냐고 물어본다.

 

ㄷㄷ 학생과 만나는 혈기왕성한 교수 등장 ㄷㄷ

이 교수도 존 올드맨의 이사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온듯하다.

 

교수는 존 올드맨 집에 있는 돌을 하나 발견한다. 이 돌은 마들렌기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한다.

여기서 말하는 마들렌기는 크로마뇽인, 구석기시대 후기의 마지막 시대라고 한다.

진품명품 나가야겠네 ㄷㄷ

 

교수들은 존 올드맨에게 왜 떠나냐고 집요하게 묻는다.

그러자 존 올드맨은 "만약 구석기 후기부터 지금까지 죽지 않고 살아있다면 어떨까요?" 라는 질문을 던진다.

 

 

존 올드맨의 질문으로 교수들은 이야기꽃을 피우는데,

끊임없는 존 올드맨의 질문과 이야기에 말려든 교수들은 자신들이 품고 있던 믿음에 균열이 생긴다.

 

 

 

 -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상상을 하게 만든 이야기

 

 이 영화는 제작비가 상당히 저렴했을 것 같다. 영화의 90%가 이 방 안에서 이뤄진다 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따분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tVN에서 한 알쓸신잡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본 사람이라면 영화 속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를 흥미롭게 들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학자들은 신학자, 인류학자, 생물학자, 심리학자와 1만 4천년 동안 살아왔다고 주장하는 역사학자이자 주인공인 존 올드맨이다. 이 영화의 재미요소 중 하나는 뛰어난 학자들이 역사학자인 존 올드맨이 뱉어내는 헛소리에 자기만의 지식을 설파하지만 반박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영화를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는 존 올드맨의 이야기에 반박하지 못한 학자들이 '그럼 내가 믿고 있는 것이 진실이냐 거짓인가 ㅠㅠ' 와 같은 혼란에 빠진다는 점이다. 기고만장하고 오만했던 교수들이 입을 꼭 다물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묘하게 통쾌하여 재미있었다ㅋㅋ

 

 존 올드맨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인간이 인식하고 있는 지식의 한계를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이 한계는 내가 알고 있는 하나의 지식을 이루고 있는 요소가 총 100개라고 했을 때에 100개의 요소 중 90개가 진짜 진실이고 나머지 10개는 거짓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인간이 절대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인식과 지식의 빈틈을 제대로 파고든 것이다.

 

 1만 4천년 동안 살아왔다고 주장하는 존 올드맨이 각 분야의 지식인들을 가르치고 있는 모습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미래의 교수는 AI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사회에서 존 올드맨처럼 1만 4천년 동안 존재하면서 인간과 상호소통할 수 있는 존재는 AI와 같은 기계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존 올드맨처럼 1만 4천 년동안 있었던 일들을 완벽하게 꿸 수 있는 존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일들을 모두 저장하여 인식할 수 있는 AI가 유일할 것이다.

 

 인간이 품고 있는 지식과 인식이란 형상은 인류가 긴 시간동안 쌓아온 경험과 사유의 축적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경험과 사유의 축적물들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을 단 하나도 훼손되지 않은 날 것으로 완벽하게 품고 있다면 1만 4천 년동안 살아온 존 올드맨처럼 수 많은 교수들을 박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교수들이 서있을 자리는 잃어버리는게 아닐까? 그리고 이 방대한 데이터를 품을 수 있는 존재를 떠올려보면 난 AI밖에 떠오르질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인공지능 로봇이 미래의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 AI의 지배를 인간의 노동력을 착취하거나 자유를 억압하면서 AI의 이득을 챙기는 걸로 해석하곤 한다. 근데 내가 생각하는 '지배'는 조금 다르다.  AI가 교수, 더 나아가 하나의 종교의 교주가 되어 인간의 지식과 인식을 지배할 것이란 생각이다. 1만 4천 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방대한 데이터 그것도 훼손되지 않은 날 것의 데이터를 품고 있는 AI의 인식의 깊이는 길어야 120년이란 데이터를 통해 인식하는 인간과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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