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0. 13:58ㆍ영화 봤다 ㅋㅋㅎ/애니메이션
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특별히 야한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살짝 어두운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서 15세 관람가.
저승세계임
주인공이 저승행을 가려 하는데
백발의 꼬매애가 길을 막는다.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추첨에 당첨됐다나 뭐라나
얼마 전에 약을 먹고 자살했던 아이의 몸으로 대신 들어가서
이 아이의 삶을 통해 잘못을 깨달으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새로운 삶을 선물해준다고 한다.
.
그리고 주인공은 '마코토' 라는 아이의 몸에 들어가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눈에 보이는 것은 죽은 줄 알고 울고있는 마코토의 부모님
건강해져서 퇴ㅋ원ㅋ
이야 진수성찬이네~~
'마코토'라는 아이의 몸에 들어간 주인공은 '마코토'라는 아이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기 위해
저승에서 만난 안내자의 도움을 받는다.
아버지는 평범한 월급쟁이다. 더하자면 출세와는 거리가 먼 월급쟁이.
그런데 매일 늦게 퇴근하다보니 마코토는 아버지를 싫어해서 대화조차 하질 않는다.
마코토의 어머니는 댄스 선생님과 불륜을 일으켰다.
그래서 과거의 마코토는 그런 어머니를 몹시 싫어했음.
마코토의 형인 미츠루는 능력이 없는 아버지를 몹시 싫어한다.
마코토의 어머니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된 주인공은 그녀를 향한 경멸어린 시선을 유지한다.
이 친구의 학교생활도 평탄하지 않다. 왕따 중의 왕따.
- 한 사람이 품고 있는 컬러풀한 색깔들
이 영화는 인간에 대해 주의깊게 살펴보고 성찰해본 사람이라면 식상하고 따분한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사춘기 청소년들에게는 뜻 깊은 교훈을 안겨주는 이야기를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2차 성징을 할 때에 신체와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익숙했던 나 자신이 아닌 새로운 나를 마주하게 된다. 신체 곳곳에 털이 나기 시작하고 평소 무감각했던 욕망이 꿈틀거려 내 몸과 마음을 이상한 곳으로 끌어들인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것들에 욕심을 품게되어 더 많은 것들을 살펴보게 된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컬러풀은 사춘기 청소년들이 인간의 다양한 면들을 마주할 때의 혼란스러움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이 혼란스러움은 우리가 그동안 외면하고 있었던 인간의 새로운 모습을 마주했을 때의 혼란스러움이다. 대표적으로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분이자 아버지의 영원한 단짝이라고 여겨졌던 어머니가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았다는 사실은 외면하고 싶고 인정할 수 없는 사건이다. 하지만 성인이 된 사람들은 알겠지만 첫사랑과 결혼을 할 확률은 지극히 낮다. 어쩌면 어머니의 영원한 단짝일 것 같은 아버지는 어머니의 24번째 남자친구일 확률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머니를 바라볼 떄에 이런 생각은 하지 않고 아버지의 첫번째 사랑이라고 규정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한 사람을 어떤 사람이라 규정 짓는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은 한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외면하게 만들고 새로운 모습을 마주했을 때에는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보여준 모습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는 사춘기 청소년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그림이다.
한 사람에게는 다양한 모습과 색깔을 품고 있다. 나 또한 배가 부를 떄에는 음식을 양보할 줄 아는 관대한 사람이지만, 배가 고플 때에는 음식을 양보하고 싶지 않은 옹졸한 사람이다. 그리고 평소에는 100원이라도 아끼고 싶어서 편의점을 갈 때 마다 T멤버십을 결제하지만,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났을 떄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품고 있다. 그래서 '칠칠이는 A이다.' 라고 규정하기 보다 '칠칠이는 A부터 Z까지 품을 수 있다.' 라는 전제로 사람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항상 착할 것 같은 사람도 떄로는 악하고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떄가 있다.
가만 생각해보면 사춘기 청소년 분만 아니라 사춘기 청소년을 두고 있는 부모님들에게도 좋은 영화일 것 같다. 부모님들 또한 자신의 아이들은 한 없이 순수하고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 귀여운 아기 강아지라고 규정하여 바라본다. 하지만 아이의 다양한 색깔과 모습들을 마주할 수 있을 때에 소통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을까.
'영화 봤다 ㅋㅋㅎ > 애니메이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겨울왕국에 대한 생각 (0) | 2019.11.04 |
---|---|
디즈니 영화 피노키오(1940)에 대한 생각 (0) | 2019.10.12 |
픽사 영화, 토이스토리3에 대한 생각 (0) | 2019.08.07 |
영화 토이스토리 2에 대한 생각 (0) | 2019.08.05 |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3에 대한 생각 (0) | 2019.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