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2. 14:01ㆍ티비 봤다 ㅋㅎㅋㅎ/tvN드라마 블랙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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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정도되면 질려서 보기 싫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 경기도 오산이었다.
드라마 블랙독이 매 에피소드마다 품고 있는 담론은 거의 동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리지 않는 이유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서 이 담론을 재생산하고 있다. 마치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고 반복하여 말하는게 아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되는 이유를 직접 깨달을 수 있게끔 설명해주는 듯한 느낌이다.
블랙독 매 에피소드 마다 품고 있는 담론 중 하나는 교사는 학생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5화가 그리고 있는 이야기를 보면 교사는 학생을 바라보기가 어렵다. 특히 기간제 교사는 더더욱 그렇다. 기간제 교사가 자신의 직에 충실하여 학생만 바라봤을 경우 다른 기간제 교사가 정교사 자리를 꿰찰 수 있다. 결국 기간제 교사는 자신의 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정교사란 직을 달려면 학생이 아닌 교감, 교장, 이사장을 바라봐야 한다. 그래서 기간제 교사는 교감과 교장의 눈에 닿기 위해 정교사들의 라인을 타야한다. 결국 기간제 교사는 정교사가 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정교사들이 짜놓은 파벌, 정치싸움에 편승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 정교사들 사이에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해 교감과 교장의 눈에 들어가 정교사한 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그렇다면 정교사가 되어 안정적인 직을 얻었으니 이제 학생들만 바라봐도 되는건데 왜 학생들을 바라보지 못하는가? 그건 아마 다음화에 말해줄거 같으니 기다려야겠다.
드라마 블랙독 5화의 주 이야기는 입시였다. 하지만 입시에 대한 이야기를 비중있게 다루기 보다는 매우 여우처럼 다뤘다. 입시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 중 하나다. (그래서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흥한게 아니었을까? 물론 나는 이 드라마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 할 자격이 없다.) 그래서 입시를 통해 수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하게 만들어놓은 다음 블랙독이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인 기간제 교사의 설움과 잘못된 교육방침을 꼬집고 있었다. 입시에 대한 꿀팁을 방출할 것처럼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킨 다음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뱉은 것이다. 그래서 입시란 주제를 영리한 여우처럼 다뤘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블랙독의 배경은 고등학교다. 그리고 주인공인 고하늘(서현진)은 3학년 담당에다가 진학부에 있다. 그래서 입시에 대한 이야기를 무게있게 다룰 것 같았다. 하지만 초점은 입시가 아닌 교육에 맞추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이유는 드라마 블랙독에서 입시를 외치는 사람들은 상당히 나쁜 사람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입시에 목소리를 높이는 대표적인 인물인 교장(김홍파), 교감(이윤희)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이익에 눈이 멀어 탐욕으로 가득한 사업가처럼 느껴진다. 교장(김홍파), 교감(이윤희)가 탐욕적인 인물로 느껴지는 이유는 드라마 블랙독이 품고 있는 담론 중 하나인 '교사는 학생을 바라봐야 한다'와 많이 벗어나 있는 모습이라 그렇다. 이들은 학생을 바라보지 않고 오로지 입시에만 목을 매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학생을 바라봤다면 입시가 아닌 교육을 외치지 않았을까?
드라마 블랙독은 교육과 교사에 대한 이야기, 그것도 기간제 교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교육계에 몸담고 있지 않는 사람이라면 드라마를 보다가 종종 어리둥절하여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데에 어려움이 없었던 이유는 믿고 보는 배우 서현진이 중간중간에 나레이션으로 해설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현진은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그려질 때마다 고하늘(서현진)의 독백으로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
블랙독을 5화 정도보면 따분하고 질릴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 이래서 믿고 보는 서현진이라고 하는게 아닐까? 특히 초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배영수(이창훈)과 고하늘(서현진)이 종종 주고받는 유쾌한 농담에서 특유의 케미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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