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마데우스에 대한 생각

2018. 9. 12. 16:34영화 봤다 ㅋㅋㅎ/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꽃보다 할배를 보고 있었다. 할아버지들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관광을 하고 있었는데, 모차르트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궁금해가꼬 모차르트에 관한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게 되었다.


식사를 챙겨왔다며 문을 열어달라고 하지만 문을 열지 않고, '내가 모차르트를 죽였어' 라고만 외칠 뿐이다.

혼모노인가,, ?? 힠힠호모리인가??? 왜 문을 안 열어주지?? (* 참고로 나는 '히키코모리' 가 바른 표기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문을 열어주지 않던 할아버지가 그 시대의 구급차(?) 같은 것에 실려간다.


그런데 병원이 아니라 성당인가? 뭐지? 왜 의사가 아니라 신부님 같은 분이 등장하는걸까?


자신이 모차르트를 죽였다고 외치는 이 할아버지는 작곡가인데, 자신이 작곡한 여러 음악들을 신부님에게 들려준다.

그런데 이 신부님은 연주한 음악에 대해 1도 알지 못한다. 그냥 음알못인가보다.

하나도 알지 못하는 신부를 위해 할아버지는 필살기 같은 곡을 연주하자 신부님은 바로 반응한다.

그런데 그 곡은 할아버지가 작곡한 곡이 아닌 모차르트가 작곡한 곡이였다. 그러면서 이 할아버지는 모차르트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영화에서는 내가 알지 못했던 모차르트의 모습을 보게 된다. 나만 몰랐던 것일 수도 있지만 나는 모차르트가 그냥 클래식 음악들을 작곡한 작곡가인 줄 알았다. 영화에서 그려진 모차르트의 모습은 작곡 뿐만 아니라 대본과 무대 연출까지 맡으며 오페라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였다. 



-  경청의 중요성 

"'고백을 한다면 평안을 얻을 것이다."  자신이 모차르트를 죽였다고 자책하는 작곡가 할아버지에게 신부님이 한 말이다.

 저 말은 신빙성 없는 종교 교리인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말이라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백을 하려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봐야 하고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자신을 힘들게 하는 무엇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자신이 외면하고 싶었던 무엇을 쏟아내는 고백이란 행위를 하려면 듣는 사람이 경청이라는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로 임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외면하고 싶었던 것이 부끄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작곡가 할아버지가 굶어죽을 것을 걱정하여 음식을 가져다 준 사람들에게는 문을 잠궈놓고 소통하지 않았는데, 처음 본 낯선 신부님에게는 자신의 속마음을 정말 잘 털어놓았다. 물론 영화의 전개를 위해서라면 얘기를 하는게 당연한 것이지만 할아버지가 모차르트 썰을 풀 수 있었던 이유는 신부님이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잘 들어줬기 때문이다.

 만약 신부님이 할아버지 얘를 끊어버리거나 도중에 지루한 기색을 표했다면  할아버지가 저렇게까지 편하게 얘기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그려진 할아버지와 신부님의 대화는 현대 심리상담의 단면과 유사한 그림이였다. 심리상담하면 좋은 답을 제시해주는 것 같지만 실은 90%가 듣는 일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말이 잘 통한다고 느껴지는 사람은 모든 주제에 능통한 척척박사가 아닌 마음이 열려있어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 할아버지가 자신을 힘들게했던 그 이야기를 서슴없이 터놓을 수 있었던 이유는 신부님이 경청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한 사름을 치유해주는 것은 한 마디의 조언보다 백 마디의 경청이 아닐까?


- 천재 모차르트에 대한 오해

 천재하면 누구를 떠올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모차르트를 떠올린다.

 대부분 천재라고 하면 조증이 심하고 즉흥적이며 보편성에서 벗어난 사람을 떠올린다. 영화 초반부에서도 모차르트는 그렇게 그려진다. 경박한 웃음소리, 문란하고 즉흥적이고 기존의 질서보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따른다. 이처럼 천재라고 하면 일반인과 다른 존재이기 대문에 보편성에서 벗어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가득할 것이라는 생각 떄문에 우린 조증이 심하다고 여기고 있다.

 영화 초반부만 보면 위의 묘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즉흥적이고 지 멋대로 행동하는 모습은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천재에 대한 인식과 모차르트가 일치하는 것 같다. 하지만 모차르트는 사랑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사유했던 진지충이었다. 모차르트는 모든 사람들이 소중하고 가치있기 때문에 계급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가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을 품고 당시 계급을 부정하여 금기시 되고 있던 희극을 주제로 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제작했다. 더해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자책하는 마음을 담은 오페라인 '돈 조반니' 에서 자신의 감정을 녹여내는 등 인간의 존재에 대한 진지한 의문까지 품고 있었던 즉흥적이고 경박한 사람이 아닌 진성 진지충이었던 것이다.


 내가 그동안 품고 있었던 천재 모차르트의 이미지는 순간 삘을 받으면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해내는 천재를 떠올렸는데, 모든 것들은 수 많은 사유와 사색 끝에 만들어진 것이었고 그 중에서도 주목을 받지 못한 것들도 많다. 

이 영화는 아인슈타인의 명언인 "나는 똑똑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오래 고민한 것이다." 라는 명언을 되새김질 하게 해주는 영화였다.


 러닝타임은 약 3시간인데 계속해서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는 전개 때문인지 몰라도 지루하지 않게 재미나게 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왓챠 별점 5점을 줬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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