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 인과연에 대한 생각

2018. 9. 22. 14:33영화 봤다 ㅋㅋㅎ/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김동욱(군인)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 귀인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저승사자들이 노력하는 이야기다.

하정우 곁에서 보좌하던 저승사자들은 자신들이 알지 못했던 전생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자신이 피해를 끼친 사람과 원수가 누군지 알게 된다.

김동욱(군인)이 억울하게 죽었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이 친구가 김동욱이 살아있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시했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야 하는데,,


 


우리 엄마는 재미없다고 했는데, 난 재미있게 봤다. 전생에 피해를 끼친 사람과 마주했을 때 생기는 감정으로 인한 갈등 상황을 흥미롭게 풀어냈거든.

그리고 감동과 따뜻함을 안겨주는 좋은 영화였다. 명절에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은 영화다.


- 잘못을 인정하는 자세

 국정농단에 관련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청문회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 모르쇠로 일관했다. 잘못에 대한 인정과 진정성이 있는 반성보다는 변명과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를 유지했으며 어느정도 사실을 파악할 수 있는 부분들은 훌륭한 변론으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려 하기 바빴다. 생각해보면 국민들을 화나게 한 것은 국정농단 그 자체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뻔뻔하게 빠져나가려고 하는 모습에 더 분노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국정농단 청문회에서만 보였던 것이 아니라 불법을 저지른 유명인에게서도 볼 수 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기 보다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그렇게 건강했던 사람이 왜 갑자기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는지;;; 이들은 공격이 아닌 보호를 받아야 하는 존재인 환자라는 가면을 쓰고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고 하는 비겁함으로 밖에 안 보인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정면으로 마주하여 사과할 수 있을 정도로 용감한 사람이 드물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생각해보면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닉슨 전 미국대통령을 사임까지 몰고간 것은 워터게이트 사건이라는 불법보다 이를 숨기려고 한 행동이였고 클리턴 전 미국 대통령 또한 여성직원과의 섹스 스캔들로 인해 탄핵소추를 당했을 때에도 섹스 스캔들 그 자체보다 거짓 증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그리고 클린턴은 섹스 스캔들이 사실이라 인정하자 그를 향했던 불편한 여론은 잠잠해졌다. 

 이런 사례들을 살펴보면 우린 불법, 실수, 잘못 그 자체보다 이를 감추려는 위선을 더 나쁜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는걸까? 대중들은 개 돼지니까 가만히 있으면 잠잠해질거라 생각하는건가?


 잘못을 저지른 유명인들이 중환자로 돌변하여 휠체어 타는 것은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고 하는 술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그림은 잘못 한 번이면 중환자 못지 않게 큰 타격을 입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닐까? 이 나라에서 실수 한 번이면 잦된다는 걸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들을 중환자로 만든 것은 타인의 실수와 잘못에 대해 관대하지 못한 우리일 수도 있는 것이다.

 타인의 잘못이나 실수에 관대해지기 위해서 우리가 봐야할 것은 과거에 멈춰있는 실수가 아닌 그 사람이 반성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의 움직임인 현재를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잘못을 인정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 노력했을 때 용서받을 수 있을거란 믿음이 있다면 책임을 피하기 위한 위선적인 환자 코스프레와 같은 풍경은 사라지지 않을까?


 이 영화가 따뜻하게 느껴진 이유는 우리가 마음 속에 그리고 있는 잘못 또는 용서의 순간과 마주했을 때 취해야 할 이상적인 태도를 영화 속 캐릭터들이 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은 자신의 잘못을 회피하기 보단 정면으로 마주하여 사과할 줄 알았고, 용서하는 사람은 과거에 멈춰 있는 상대의 실수를 바라보며 계속 증오하는 것이 아닌 그 사람이 반성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의 움직임을 보고 용서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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