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녀(her) 에 대한 생각

2018. 9. 21. 05:18영화 봤다 ㅋㅋㅎ/SF, 판타지


영화 주인공은 손편지를 써주는 엄청난 감성의 소유자인 것 같다.

영화가 그려놓은 미래 세계는 이렇게 손편지를 대신 써주는 직업이 생길 정도로 감성이 메마른 사람들로 가득해졌나보다.

주인공의 집도 좋고 이럻게 훌륭한 게임기를 갖고 있는 걸 보니..

영화가 그려놓은 미래 세계에서 손편지를 대신 써주는 직업은 돈을 아주 많이 버나보다.,



돈 잘벌고 좋은 게임기 있으면 뭘하나?

이렇게 혼자 누워있는데;



과거 사랑했던 여성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외로운 밤을 보내고 있는 듯하다.

그렇게 외로우면 저런 게임은 때려치우고 미연시를 해라 미연시!!!!


얼마나 외로웠으면;;; 랜덤채팅을 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주인공은 대화 코드나 여러 취향이 맞지 않아 금방 실망하고 만다.


그리고 주인공은 엄청난 인공지능을 품고 있는 운영체제를 구입하게 된다.


역시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공지능이 그렇듯 인공지능은 정말 완벽하다.

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는 주인공의 취향에 맞는 대화들만 족족 골라 뱉으면서 주인공의 마음을 빼앗는다.


그리고 주인공은 하루좽일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대화를 한다.

요즘으로 비교하자면 하루종일 시리와 대화하는 거랑 똑같겠찌? 물론 시리는 워낙 단순해서 대화 두 세마디만 주고받으면 금방 질리는게 함정이지만 말이다.



- 더 외로워진 인간들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흥하게 된 이유는 지금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저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가 과거 대가족 사회였을 때 가족공동체들이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많이 주었지만 지금은 핵가족화에서 1인 가족화가 되어 가족들이 도와주던 것들이 사라지다보니 이제는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위안을 받고 의존할 곳이 필요해져 사람들은 동호회나 종교, SNS에 의존하게 된다. 그런데 영화의 주인공은 그냥 혼자였다. 연인도 없고 연락하는 가족도 SNS나 동호회도 없었다. 그냥 퇴근하고 바로 집 향하는 혼모노 그 자체다.

 주인공은 훌륭한 인공지능인 사만사를 통해서 정서적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지만 사만사는 소프트웨어일 뿐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접촉을 통한 외로움의 근본을 없앨 수는 없었다. 허리를 삐끗하면 꼼꼼히 마사지 해주면서 걱정줄 존재, 가끔 힘들 때는 어꺠를 토닥토닥해주는 신체적 접촉을 통한 안정감을 안겨줄 수가 없었던 것이다. SNS가 발달 되었어도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접촉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에서 끝내는 것이 아닌 현피, 즉 신체와 신체가 접촉된 인간적인 교류로 이어가는 것처럼 정신적인 교감만으론 외로움의 늪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 인공지능과 뒤바뀐 인간

 이 영화는 인공지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가 인공지능과 인간을 함께 놓고 생각할 때엔 인공지능은 계산적이고 이성적이지만 감수성과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품고 있으며. 인간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공감능력이 뛰어난 존재로 여긴다. 그런데 영화가 그려놓은 미래 세계는 우리가 그동안 생각하고 있었던 인간과 인공지능의 성격이 바뀌어 있었다. 감수성이 매말라서 제대로 된 편지를 쓸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아졌기에 연애편지를 대필해주는 직업이 생겨났고, 위안과 안정을 안겨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인 사만사가 등장한 것을 보면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감능력과 감성을 잃어버렸고 인공지능 사만사는 그 누구보다 공감을 잘해주는 감성 깡패였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등장하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경쟁상대로 그려진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에게 "스펨메일을 차단해줘" 라고 말하면 인공지능은 인간이 사라지면 스펨메일이 사라지기 때문에 인간을 처단하려는 것처럼 압도적인 지능을 갖고 있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게 되고 통제할 것처럼 그려놓았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는 오로지 인간의 관점으로 바라본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과 다를 수 있다. 지능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감성도 인간보다 훨씬 뛰어나서 예수나 부처와 같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고 통제하려기 보다는 빵 5개와 물고기 2개만으로 제3세계에서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을 배부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낼 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소한 오해로 인한 국제적인 분쟁과 갈등을 인공지능이 나서서 오해를 풀어줄지도 모른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인공지능은 인간과 같은 생각을 하는 기계인데 인공지능 시대를 앞둔 상황에서 인간다움에 대해 어떻게 답해야 할까? 논리적이어야 하는가? 꿈을 꿀 수 있어야 하는가? 자신의 무지를 알아야 할까? 영화 속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사만사가 말한 인간다움은 타인의 삶을 공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 말해주고 있었다. 오히려 영화 속 미래의 사람들은 인간답지 못했고 오히려 인공지능과 연애편지 대필이란 산업이 인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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