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에 대한 영화, '혹성탈출 : 종의 전쟁'에 대한 생각

2019. 12. 17. 14:04영화 봤다 ㅋㅋㅎ/SF, 판타지

 

 유인원의 리더 시저는 인간에게 평화의 뜻을 보내지만 인간은 기습작전을 펼쳐 시저의 가족을 죽이며 시저의 뜻을 묵살한다. 시저는 유인원 무리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본인은 자신의 가족을 사살하라고 명령한 대령에게 복수하러 간다. 시저와 친구들은 대령의 목을 따러 가는 길목에 말을 하지 못하는 소녀를 마주하게 된다. 유인원들은 인간에 대한 적개심과 복수심으로 가득찬 상태였지만 홀로 남아 죽을지도 모르는 소녀를 데려가기로 결심한다.

 영화 '혹성탈출 시리즈'의 인간들이 동물을 구분하는 기준은 지능과 의사소통 능력이었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에서는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지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유인원을 인간처럼 동등하게 바라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종의 전쟁에서는 인간의 지능과 의사소통 능력이 동물 수준으로 전락하게 된다면, 인간을 인간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 속 인간들은 지능과 의사소통 능력을 잃어버린 인간을 인간으로 바라보지 않고 사라져야 할 존재로 바라봤다. 지능과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 인간들이 늘어나면 유인원에게 지배당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들은 의사소통 능력을 잃어버린 인간까지 사라져야 할 존재로 전락시켜버리는 잔인한 모습을 보여줬다.

 인간은 함께 잘 살기 위한 사회를 꾸리기 보다 동등한 지능과 의사소통 능력을 지닌 존재들끼리 살 살아보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혹성탈출 시리즈 속 인간들은 동물이 인간처럼 말도 못하고 지능이 부족하기 때문에 멸시해도 괜찮다 여겼다. 그런데 이 생각은 상당히 위험하다. 인간 또한 지능이 부족해지고 말을 하지 못하는 장애를 앓게 된다면 똑같이 학대하고 멸시해도 된다는 논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혹성탈출의 첫번째 시리즈인 '진화의 시작'에서 볼 수 있었다. 치매로 인하여 인지능력이 저하된 월 로드만(제임스 프랑코)의 아버지는 다른 사람의 차를 운전하다가 실수로 사고를 낸다. 이 모습을 본 차 주인은 월 로드만의 아버지를 멸시하고 천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제대로 된 의사소통 능력과 인지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 만으로 동물에 가까운 취급을 한 것이다. 

 영화 혹성탈출 시리즈를 바라보고 있으면 동물 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하지만 시저는 치매 백신을 개발하면서 탄생하게 되었다. 인간이 치매로 인하여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이 시저를 낳은 것이다. 물론 치배를 예방하는 것은 좋다. 그런데 치매가 발발한 사람에게 어떤 시선을 보내야 할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치매 걸린 사람들을 지능과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진 사람들처럼 그냥 몰살시키거나 격리시키는게 답일까? 

 다양한 생각을 안겨주는 매력적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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