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쥬만지 : 넥스트 레벨에 대한 생각

2020. 9. 27. 12:31영화 봤다 ㅋㅋㅎ/액션, 스릴러

 

전편보다 뛰어난 속편 없다는 말이 있다. 이 영화도 크게 다르지 않다.

 1995년에 개봉했던 쥬만지를 새롭게 각색한 버젼이라 할 수 있는 쥬만지 새로운 세계(2017), 쥬민자 넥스트 레벨(2019)는 전편보다 썩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쥬만지 시리즈가 전편보다 못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기억이 미화돼 쥬만지(1995)를 과대평가한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쥬만지(1995)를 봤을 때는 매우 어린시절이었다. 그래서 예측 가능하고 식상한 장면들도 어린이에게는 생소하고 낯선 것이기 때문에 흥미롭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은 수 많은 이야기와 영화들을 접했기 때문에 지금 개봉하는 쥬만지 시리즈는 식상하고 따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더하여 쥬만지(1995)라는 참신한 이야기를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특별하게 여겨지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쥬만지(1995)는 보드게임을 통해서 이루어졌다면 새롭게 재구성 된 쥬만지 시리즈는 옛날 게임기를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이는 중요하지 않다. 이를 의도한 것일지 모르겠지만 쥬만지(1995)는 게임기가 아닌 보드게임을 그리워하는 세대들을 위한 이야기라면, 재구성된 쥬만지 시리즈는 게임기를 그리워하는 세대들을 위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기 보다 게임이 품고 있는 가치, 매력을 느끼게 한다.

 

 

 - 게임의 매력

 

 쥬만지의 주인공 스펜서는 쥬만지 게임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게임기를 잡는다. 자신의 무기력한 삶으로부터 벗어나 '브레이브스톤'이라는 인물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탐험가, 고고학자인 브레이브스톤이라는 게임의 캐릭터는 어마어마한 신체능력을 갖추고 있다. 왜소한 체구, 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약한 스펜서에게 브레이브스톤이란 인물은 이상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스펜서가 쥬만지를 잡은 모습은 게임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즐기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매우 유사했다.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영화와 같은 세계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는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이 아닌 영화 속 인물이 되는 경험을 안겨준다.

 게임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하나의 문화 컨텐츠이기도 하다. 50세 아저씨와 20살 청년은 다른 시간을 경험하며 다른 위치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소통의 벽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두 사람이 게임이라는 동일한 세계에 머물게 된다면 소통의 벽은 허물어지고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영화 쥬만지는 게임을 하게 되는 동기, 게임을 할 때의 즐거움, 게임이 안겨다주는 가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래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이 이야기에 대해 몰입하여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성은 쥬만지(1995), 쥬만지 새로운 세계(2017)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냥 정해진 구성에 이야기만 조금 바꿔서 끼워넣은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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