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런온 1회 봄 ㅋㅋ

2021. 1. 4. 18:15티비 봤다 ㅋㅎㅋㅎ/JTBC 드라마 런온

 

 예쁜 여배우 신세경이 나와서 이 드라마 봄.

 

 나는 신세경의 작품을 본 경험이 없다. 과거 거침없이 하이킥이란 시트콤에 출연했다는 것을 알지만, 챙겨보지는 않았다. 그 이후로 어떤 작품에 출연했는지는 모르고 유튜브를 하고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 그녀의 유튜브는 한 5분 정도 본 것 같다. 유튜브 분위기는 조용조용하고 고요한 것 같았다. 하지만 드라마 런 온에서 그려진 신세경의 모습은 유튜브에 담긴 모습과 달랐다. 캐릭터만 놓고 보면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로맨틱 코미디 전형적인 여주st에 가까웠지만 인기 개그우먼 장도연을 연상케 하는 익살스러운 말장난 덕분에 식상하거나 진부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 식상하고 진부한 인물들

 

 런 온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 중 대부분은 식상하고 진부한 캐릭터다. 드라마를 자주 보지 않는 내가 진부하다고 여길 정도면, 드라마 마니아들에게는 런 온 캐릭터들은 30일 동안 먹는 짜장면처럼 느껴질 것이다.

 

 주인공 기선겸(임시완)은 국가대표 육상선수로 드라마에서 그려지지 않았던 특이한 직업이다. 하지만 그의 캐릭터는 순정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비주얼에 좋은 집안, 가슴 속에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평소 무뚝뚝하지만 자상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품고 있는 캐릭터로 드라마에서 215번 정도 봤다.

 

 주인공 오미주(신세경)은 번역가라는 참신한 직업이지만, 그녀의 캐릭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모님 없이 자란 소녀 가장, 하지만 매사에 기죽지 않고 할 말은 다 하는 캔디 같은 소녀. 드라마 영화 포함 398번 정도 본 것 같은 캐릭터다.

 

서단아(수영)는 돈 많고 무뚝뚝하며 자기중심적인 전형적인 재벌 2~3세, 알고보면 따뜻한 사람. 

 

이영화(강태오)는 가난한 학생, 분량이 없어 어떤지 모르겠지만, 무튼 돈 많은 사람이랑 사랑하게 될 캐릭터.

 

런 온의 등장인물 중 대부분은 매우 식상하고 진부하게 느껴진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친근하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보면 금방 싫증이 날 수 있지만 오미주(신세경)가 던지는 유쾌한 대사 덕분에 지루하지 않고 빠져들게 된다. 특히 입을 쉽게 열기 힘든 권위적인 상황에서 할 말을 다 하는 오미주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사이다를 한 잔한 것 같은 통쾌함을 안겨준다. 중간중간 나오는 사이다와 같은 대사에 마치 개그우먼 장도연을 연상캐 하는 유쾌한 말장난까지 섞여있어 오미주(신세경) 만큼은 진부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어쩌면 이게 연기력과 내공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 식상하지만 식상하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

 

런 온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어디서 한 번 쯤은 봤을 법한 친구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우리의 시대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식상한 캐릭터들이지만 지금의 사회를 그려내고 있기에 쉽게 공감하며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다. 1화에서는 남성 중심의 권위적인 사회를 비꼬는 장면부터 시작하여 사회적인 병패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드라마 초반부에 여유있게 달리는 기선겸(임시완)과 달리 지각한 것처럼 시간에 쫓기며 달리는 오미주(신세경)의 모습, 더 나아가 서단아(수영)는 달리기 보다 여유있게 운전하기도 하고 물 속을 헤엄친다. 이런 모습은 경제적인 격차로 인하여 발걸음의 속도가 다른 청년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장면 중 하나다.

 

 로맨틱 드라마의 목적지는 이질적인 존재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쪽을 향하고 있다. 드라마의 주요 인물들은 경제적인 능력이 각양각색이라 걸음 속도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기 때문에 서로 사용하는 언어와 생각하는 문법도 다르다. 결국 실제 만남을 이어간다 해도 대화조차 제대로 이어나가기 힘든 이질적인 사람들이다. 하지만 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목적지를 알고 있다. 그래서 이루어질 수 없는 이질적인 관계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품게 된다. 지금 눈을 부릅뜨고 싸우고 있어도 언젠가는 사과하고 사랑할 걸 알고 있다.

 

 결과는 이미 알고 있다. 기선겸과 오미주는 서로 사랑할 것이고 서단아와 강태오도 서로 사랑하겠지. 그리고 드라마 런 온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행복해할 것이고 나쁜 짓은 한 사람들은 벌을 받고 이야기를 마칠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결말, 캐릭터를 마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상하게 여겨지지 않는 이유는 로맨틱 코미디가 그릴 수 있는 사랑하는 방법, 이질적인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 대한 호기심이다.

 

 진부한 캐릭터들이지만 캐릭터들의 직업이나 처해있는 환경은 조금 다르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아주는 과정과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은 조금 다를 수 있다. 물론 여느 드라마와 표현하는 방법이 동일하다면 이 드라마는 자연스럽게 보지 않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꾹 참고 볼 것 같다. 오미주(신세경)란 캐릭터는 예쁘고 유쾌함까지 갖춰 주의력을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 같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세계가 재미가 없어도 이 오미주(신세경)이란 캐릭터에 호감을 느껴 계속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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