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대한 생각

2018. 6. 27. 10:56영화 봤다 ㅋㅋㅎ/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시험에 떨어진 여자 주인공은 한 겨울 시골에 있는 집으로 내려가 여유를 즐긴다.



집에 먹을게 없어서 배고픈가보네


그래 돌이라도 씹어먹을 나이지.




진짜 맛있어보이고 진짜 맛있게 잘먹는데.

김태리는 왜 국밥 광고를 못찍었는가? 내가 보기엔, 소속사에서 배우의 이미지 지키고자 국밥 광고를 막은게 확실하다.



하나의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섬세하게 나와 있어서 보는 것 만으로도 뭔가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이건 또 머냐?

나는 처음 보는 음식이다. 나도 좀 줘라.

ㄱ그런데 시골치고 너무 좋은 후라이팬을 쓴다. 그래도 영상미를 위해 투자한거라 생각하고 그러려니 하고 봐야지


음식사진 진짜 잘 찍는다. 숟가락과 젓가락까지 감성으로 가득하다.

#먹스타그램 #음식 #혼밥 #오늘의혼밥 #맛있게먹으면0칼로리



얼마전에 얘기가 많았던 전지적 참견 시점의 예능에 나오는 이영자님 못지 않게 맛표현을 정말정말 잘한다.

소주에 라면 먹으면서 보길 잘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인스턴트 도시락 먹던 주인공 어떻게 보면 먹을거에 대한 갈망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





 - 바른 먹거리에 대한 생각,

인스턴트 도시락을 먹다 바로 뱉은 김태리를 보면서, 얼마전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방영된 비위생적인 주방들이 생각났다.

 조리망이 아닌 양파망으로 육수를 우려내거나, 오래된 고기를 이용하여 돈까스를 만들고 마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마늘장아찌가 된 것으로 요리를 하거나 전날에 초벌해놓은 고등어를 전자렌지에 돌려 내보내면서 '고등어 구이' 라고 파는 식당까지 .. 이번 백종원의 골목식당, 뚝섬 에피소드는 생각보다 철저하지 못한 위생상태에서 조리하는 식당들이 많이 노출되었다. 이 식당들은 요리에 대한 원가계산을 마친 후 가격을 책정하는데에만 지나치게 집중해서 그런가 원가와 효율성에만 치중하고 사소한 재료관리나 위생에 관해 신경을 쓰지 않았다. 결국 가격책정을 통해 이득만을 바라보는 요식업가가 아닌 장사꾼이였다. 무엇보다 나는 이 식당의 사람들이 요리를 해놓고 그 사람이 먹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텐데, 이런 비윤리적인 방법, 비위생적인 방법으로 요리를 한다는게 참 신기했다.

 나와 아무 관련없는 사람에게 총을 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내 바로 앞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먼 거리를 향해 미사일을 쏘는 것은 총을 쏘는 것에 비하면 큰 죄책감이 따라오지 않을 것이다. 내가 미사일을 발사 했어도 이로 인해 죽은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얼마나 고통스러워 하다 죽었는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 속 인스턴트 도시락처럼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가 멀수록 윤리성도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그 요리가 어떤 재료로 어떤 환경에서 조리를 했는지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이 음식을 먹고 고통스러워 할 것이란걸 인지 한다면 먹을거에 장난을 못치지 않을까? 얼마전 떠들썩 했던 가습기 살균제와 치약을 만들었떤 사람들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생각으로 만들었겠지?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는 인스턴트 음식이 아닌 한 사람을 위해 부폐하지 않은 재료로 위생적인 조리과정을 거쳐 나오기 때문에 '아무나 먹어라' 식의 인스턴트 음식에서 느낄 수 없었던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 영화가 보여준 재료 공수부터 조리 과정에서 먹는 것까지 보여준 그림들은 인스턴트 요리에 대한 불안감과 인간적인 요리에 대한 또 다른 갈망을 충족시켜주어서 매우 재미있게 보았다.


 - 슬로 푸드에 대한 철학이 담겨있는 영화


 혜원(김태리)은 서울에서 시험 준비를 뒤로 하고 시골로 내려갔다. 혜원(김태리)이 패스트푸드의 일종인 편의점 도시락을 먹다가 뱉은 것을 놓고 바라보더라도 빠른 시간 안에 시험을 합격해야 한다는 속도에 대한 압박감 뿐만 아니라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삶의 속도에 대한 회의감으로 가득했을 것이다. 혜원(김태리)이 보여주었던 시골에서의 삶은 서울에서의 삶과 상당히 비교되었다. 서울에서는 매 시간별로 쉴 틈없이 하루하루를 살기 바빴다. 하지만 시골에서는 느릿느릿한 삶을 즐기면서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이 느릿느릿한 삶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던 것은 혜원(김태리)의 삶의 반경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로 이동을 했으며 마트에서 공수한 가공식품이 아닌 긴 시간동안 땅에서 자라온 제철 식자제를 통해 요리를 해먹었기 때문이다. 특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여유, 노동과 식사를 한 뒤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휴식을 즐기는 혜원(김태리)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속도와 절제, 금욕을 외치고 있는 도시인들이 가장 많이 갈망하는 삶의 풍경처럼 느껴졌다. 내가 생각하는 도시인들이 갈망하는 삶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주변 자연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주체적이고 창조적으로 행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 말이다.

 

 도시에서는 게으름이 죄악시 되고 있으나 혜원(김태리)이가 머물고 있는 시골이란 공간은 게으름이 또 다른 권리로 작동하고 있는 상당히 낭만적인 공간이었다.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영화판이라 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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