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25. 16:54ㆍ영화 봤다 ㅋㅋㅎ/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영화 내용은 담배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과학적 근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여론은 담배를 향한 따가운 시선을 보내기 시작한다.
십대의 흡연을 반대하는 사람
폐질환 협회 회장
보건복지에 관련된 사람
암에 걸린 흡연자
주인공
주인공은 담배회사 부회장인데 담배에 대한 여론이 상당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의 4명을 모두 말빨로 발라버린다.
주인공은 "고객의 생명을 잃게 만드는 것은 고객을 잃는 것이다. 담배회사는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같은 말을 하는데 ㅋㅋ 아 ㅋㅋ 나는 이런거 생각도 못해본 관점이다보니 정말 코미디 영화를 보는 듯 했다.
"우리회사는 청소년 금연캠페인에 많은 예산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라고 말하며 대중들로 부터 호감을 얻는데 성공한다.
주인공의 말빨 만큼이나 자신감도 대단하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 말함과 동시에 담배가 나쁜 것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은 담배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데 저런 말을 하는 것도 참 대단하다.
주인공의 접근법은 항상 이렇다.
꼬마 : 우리 엄마가 담배는 나쁘다고 하는데요?
주인공 : 어머니가 의사니? 연구원이니? 그렇다면 신빙성있는 전문가는 아니구나
주인공은 대체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조종하고 있는 수 많은 여론에 이끌리기 보단 그 정보에 대한 출처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스스로 생각해야지 여론과 다수의 권위에 굴복하지 말라." 라고 강조하며 아들에게도 말하고 있다. 자식에게 이런 식의 교육을 하는 것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질병을 앓고 있는 흡연자들에게는 악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 정체성은 소속에 따라서
담배회사에 속해있는 주인공은 담배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과 마주할 때면 입증할 증거가 빈약하기 때문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이를 거짓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담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인지했는지 담배가 건강에 좋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라는 식의 무적의 논리로 담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잠식시키고 있었다.
이처럼 담배에 대해 옹호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 한 사람이 어디에 소속되어 있냐에 따라 그 집단의 입장을 대변한다. 이처럼 정체성은 자신이 사회의 어떤 집단에 속해있는지를 인식한 뒤에 그 소속감을 표현해야 한다는 당위를 요구하게 만든다.
천재적인 주인공은 담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으로 다 죽어가는 담배회사에게 산소호흡기 같은 마케팅을 제안한다. 정체성의 본질을 이용한 마케팅인 것이다.
PPL을 이용하여 영화 속 유명배우들이 담배를 통해서 사랑에 빠지는 그림, 흡연은 섹시하고 당당한 여성의 상징, 의사가 더 많이 피는 담배로 광고를 한 것이다.
이 광고는 대중들에게 사랑에 빠졌을 때, 섹시하고 당당하고 싶을 때, 고뇌할 때엔 담배를 물어야 한다는 정체성을 확립시켜놓으려 한 것이다.
주인공의 마케팅은 사랑하는 연인이 있는 사람이면 2월 14일, 3월 14일에 초콜렛 또는 사탕을 줘야한다는 정체성을 확립시켜 놓은 고도의 마케팅과 비슷했다. 하지만 담배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사람들이 저렇게 많은데;;
- 공감의 한계
이성과 논리로 무장한 주인공에게는 공감능력이 상당히 부족했다. 주인공은 완벽한 근거와 논리가 없으면 공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인공 뿐만 아니라 우리도 타인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 사회적 약자, 난민들을 도와야 한다고들 하지만 우리는 그들과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지 않는 외부인이기 때문에 완전히 공감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조지 오웰이 노숙자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스스로 부랑자의 삶을 선택하여 경험해봤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여러 약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여러 자료들을 살펴보면서 공감할 수 있겠지만 직접적인 체험과 비교해봤을 때 공감의 깊이는 차원이 다를 수 밖에 없으며 사고체계도 다르다. 체험을 통한 경험이 없다면 인정하고 존중할 순 있어도 공감할 수 없을테니까
성매매가 합법인 네덜란드의 공창가에는 직업여성을 향한 시선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사창가에서 일하는 직업여성들은 서비스업종 사람들에게 깍듯하게 대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체험으로 인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존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유명 정치인이 지하철로 출퇴근하고, 한여름에 옥탑방에서 생활한 것은 정치쇼가 아닌 직접 체험함으로써 약자와 서민들의 삶을 공감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영화는 상당히 재미있다. 주인공의 뛰어난 말빨, 격식없는 아들의 대화,
무엇보다 흡연 환자들에게 1의 공감도 하지 않던 태도가 어떻게 변해갈지에 대한 궁금증 덕분에 몰입해서 봤다.
왓챠 별점 4.5였나? 기억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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