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허쉬, 프리뷰 봄 ㅋㅋㅋ

2020. 12. 6. 00:07티비 봤다 ㅋㅎㅋㅎ/JTBC 드라마 허쉬

 

'펜은 총보다 강하다. 하지만 밥은 펜보다 강하다.' 드라마 허쉬의 주인공 지수(윤아)가 한 말이다.

이 문장은 드라마 '허쉬' 속 세계를 간단 명료하게 그려냈다. 총보다 강한 펜을 쥐고 있는 기자들도 밥벌이 앞에서는 총보다 강한 펜을 내려놓아야 하는 세계. 밥이라는 현실을 좇고 있는 기자의 세계를 그려낸 것이다. 인간은 밥을 먹어야 생명을 이어나갈 수 있다. 밥을 먹으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기자가 총보다 강한 펜을 쥐고 있어도 밥을 좇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현실 세계에서는 돈을 쥐려고 펜을 들려고 하는 기자들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나는 고민한다. 이 상황을 어쩔 수 없는 우리의 현실로 바라봐야 할까? 아니면 사회적 재난으로 바라봐야 할까?

 

 내가 말하는 사회적 재난이란 대중들이 투명한 세상을 보지 못하고,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없어 발생하는 사회적 피해다. 언론이 하나의 사실 또는 개념에 대해 제대로 보여주지 않거나 보여줄 생각조차 하지 않을 때,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공론의 장을 제공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사회적 피해다. 자본의 앞에서 침묵하지만 사회 외곽에서 외면받고 있는 약자들에게는 가르치려고 펜을 드는 것은 사회적 재난을 앞당기는 행위다. 결국 비평을 망각해 버린 나머지 현실을 말하지 못하고 돈을 좇느라 홍보할 생각으로 춤을 추는 펜은 개미 딱밤보다 약할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언론인들에게 사명감을 갖고 사회적 진보를 앞당길 수 있는 담론을 주도하기 위하여 펜을 들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강제할 수 없다. 이들의 고용계약은 공무원처럼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공무원처럼 정년이 보장돼 있다면, 돈이 아닌 사명감을 좇으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펜은 밥보다 강하다.' 라 말하는 지수(윤아)의 말을 듣고 기자의식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더하여 사회문제와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청년이라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정적이지 않은 고용계약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녀의 말에 날카롭게 반응해선 안 된다.

 

 만약 지수가 사회적 재난을 앞당긴 언론계 선배들의 행태를 이해하고 동조할 만한 사안에 대해 침묵을 이어간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난 이 드라마가 그런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는 대중들이 꿈꾸고 갈망하는 이야기를 품고 있어야 한다. 밥이 펜보다 강하다는 이유로 밥만 좇는 기자의 이야기로만 가득 채워놓는다면 바라보는 시청자들은 암울한 현실 속에 갇혀 불행한 생각에 빠질 것이다. 물론 모든 드라마가 대중들에게 행복한 감정을 안겨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우리의 현실을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라면 더 나은 이상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허쉬는 금, 토 오후 11시 드라마마이므로 더욱 그래야 한다. 그래야 시청자들이 그 날 하루와 한 주를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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