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허쉬 1화 봄 ㅋㅋ

2020. 12. 12. 11:58티비 봤다 ㅋㅎㅋㅎ/JTBC 드라마 허쉬

 

 - 허쉬에 대한 기대

 

 국내 뉴스 신뢰도가 높기로 유명한 JTBC에서 기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허쉬를 방영했다. JTBC는 믿을 수 있는 방송사라는 이미지를 더욱 굳건하기 하기 위한 모습으로 보인다. 

 JTBC의 신뢰도가 높은 이유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언론인 중 한 명인 손석희가 사장이라는 점에 있다. 그가 가장 사랑받는 언론인으로 자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침묵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는 침묵은 시장과 권력이 원하는 목소리에 대해 침묵하고 드러난 사실에 대해서 논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에는 두 가지의 침묵을 하는 언론이 있다.  시장과 권력의 부조리에 대해 침묵하는 언론, 사회를 진보로 이끌 담론을 주도하기 위해 잠시 침묵하고 있는 언론이다. 같은 침묵이지만 서로가 품고 있는 침묵의 무게는 다르다. 

 내가 드라마 허쉬에서 기대하는 그림은 이 침묵의 무게를 어떻게 비교하여 그려낼 것인지다.

 

 

- 침묵의 활용법

 

 드라마 허쉬 1화에는 침묵하는 사람과 침묵하지 못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기자의 정의란?'이란 질문에 오수연(경수진 배우)은 "시민의 마지막 보루" 라는 교과서에서나 나올 법한 답변을 한다. 자신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진짜 목소리는 침묵시키고 면접관이 선호하는 답을 내놓은 것이다. 반면에 이지수(윤아)는 기자의 정의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못했으나 좌우명을 묻는 질문에는 '펜은 총보다 강하지만, 밥은 펜보다 강하다.' 라는 자기만의 답을 내놓는다.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침묵시킨 오수연(경수진 배우)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허쉬 1화에서 그려진 이지수(윤아)는 꾸준히 침묵을 유지한 인물이다. 본인의 어머님에게 어떤 언론사에 합격했는지 언급하지 않았고 다른 인턴들처럼 자신을 어필하기 보다 본인의 위치에 묵묵히 자리했으며 모든 인턴을 채용하고 싶다는 편집국장의 이야기에 불신의 목소리를 뱉는 인턴들과 달리 지수(윤아)는 이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고 침묵했다.

 

 드라마 제목이 허쉬라서 그런지 몰라도 내가 중점적으로 관찰한 그림은 인물들이 주어진 상황에 효과적으로 침묵했는지였다. 그런데 주인공 이지수(윤아)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침묵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신입 기자 최경우(정준원)는 특종을 좇아야 한다는 욕망에 휩싸인 나머지 더 나은 담론을 전개하기 위해 침묵해야 하는 자세를 품지 못했다. 김기하(이승준)은 회사에서 살아남고자 적극적으로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회식 자리에서 침묵하지 못해 흑역사를 남긴 정세준(김원해), 중요한 순간에 침묵하여 승승장구한 나성원(손병호), 침묵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후회 속에 갇혀 있는 한준혁(황정민)을 볼 수 있다.

 

 침묵할 줄 아는 사람은 입이 무거워 믿음직스럽기도 하지만 눈 앞의 부조리에 침묵하면 양심과 소신이 없는 가벼운 사람처럼 여겨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침묵을 하는 게 지혜롭고 믿음직할까? 생각을 해보았다. 침묵을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동물을 꼽자면 지혜의 여신인 미네르바와 함께한 부엉이다. 부엉이는 사람들이 활동하면서 다양한 사건을 일으키는 대낮에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가 모두가 잠들고 고요해지는 새벽녘에 활동한다. 

 침묵은 부엉이처럼 해야한다. 모두가 시끄럽게 떠들고 있을 때는 침묵하고 관찰하다가 고요해질 시점에 모두를 시끄럽게 한 사건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분석하여 하나의 프레임에 기반한 결과물인 담론을 산출한다. 결국 이와 같은 침묵이 자리해야 사회적 진보로 이끄는 담론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담론이 사회를 주도하여 사람들을 행동으로 이끌 때 세상이 변한다. 

 

 드라마 허쉬 속 세계의 인물들이 침묵을 어떻게 활용해 세상을 진보로 이끌 수 있을지 나는 알 수 없다. 어쩌면 침묵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정말 순수한 기자들의 밥벌이 라이프만 다루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상관없다. 그냥 재미있으면 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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