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런온 8회 봄 ㅋㅋ

2021. 1. 10. 17:50티비 봤다 ㅋㅎㅋㅎ/JTBC 드라마 런온

 

 - 공백 없는 소통이 불러온 괴리

 

 런온 7화에서는 소통의 공백으로 인하여 갈등이 발생했다. 그렇다면 소통이 공백 없이 이루어진다면 오해가 없는 완벽한 소통이 가능하지 않을까? 런온 8화에서는 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기선겸(임시완), 오미주(신세경), 이영화(강태오)는 영화관에서 만나 뒷풀이 자리를 갖게 된다. 오미주(신세경)와 기선겸(임시완) 둘의 대화에는 공백으로 가득했지만 오미주와 이영화(강태오)는 영화, 같은 대학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대화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고 원활하게 이어졌다. 티키타카가 잘 되는 빈틈없는 대화는 좋은 대화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이해의 어려움을 일으킨다. 같은 테이블에 있던 기선겸(임시완)은 공백없이 주고 받는 둘의 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혼자 다른 세상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서로가 잘 아는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빈틈없는 대화는 소통의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잘 모르는 관계 또는 알아가는 관계에서 빈틈없는 대화는 이해의 어려움을 일으킨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 알아가야 하는 관계인 기선겸(임시완)과 오미주(신세경)은 빈틈없는 대화보다 대화의 빈틈을 놓고 천천히 알아가는 게 더 좋을 수 있다.

 

 7화만 놓고 보면 소통의 공백을 일으키는 기선겸(임시완) 화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8화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오미주(신세경)의 공백없는 화법 또한 이해의 괴리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미주는 외국인 감독과 촬영감독의 말을 통역해 스탭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지방으로 출장가게 된다. 그런데 감독과 촬영감독은 오미주가 대화의 내용을 번역할 틈도 없이 빈틈없는 대화를 주고 받는다. 이로 인하여 오미주는 중요한 내용 하나를 빼놓고 촬영 스탭들에게 전달하는 실수를 범한다. 빈틈없는 대화로 인하여 이해의 어려움을 겪게된 셈이다.

 빈틈없는 소통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오미주(신세경)는 무리한 지방 스케줄로 인하여 병원에서 수액을 맞는다. 그런데 옆 침대에 자리하고 있는 아주머니들이 끊임없이 말을 걸어와 제대로 된 휴식을 하지 못한다. 혼자 휴식을 취하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아주머니들의 빈틈없는 대화로 인하여 제대로 된 안정을 취하지 못한다. 오미주는 7화에서 기선겸(임시완)이 보여준 소통의 공백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여 힘들어했다면 8화에서는 오미주가 그토록 바라던 빈틈없는 소통으로 인하여 힘들어지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잘 지냈을테니까 스몰토크는 생략할게요. 혹시 내일 차 가지고 나 있는 곳으로 와줄 수 있어요? 화해해요 우리."

 

지방촬영에 나가 있는 오미주(신세경)이 기선겸(임시완)에게 전화로 한 말이다 . 여기서 오미주는 기존의 빈틈없는 화법이 아닌 공백이 있는 화법을 택했다. 빈틈이 없는 대화는 오히려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이해하기 힘들게 만들 수 있다는 것과 상대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지방촬영을 하면서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와 조금 다른 존재에게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싶다면 빈틈없이 의사를 전달하기 보다 어느정도의 텀을 두고 전달해야 상대가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사회적 거리두기 뿐만 아니라 소통의 거리도 같이 둬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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