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런온 10화 봄 ㅋㅋ

2021. 1. 18. 15:13티비 봤다 ㅋㅎㅋㅎ/JTBC 드라마 런온

 

 - 이해가 그려놓은 아름다움

 

 런온 10화에서는 이해란 무엇인지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들로 다루고 있었다. 

드라마 초반부 서단아(수영)과 이영화(강태오)는 서로 대립된 의견 속에서 감정다툼을 이어나간다. 이 과정에는 이해라는 게 완전히 질식되어 있었다. 서로의 입장이나 생각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서로의 감정만 앞세운 것이다. 

 이해란 무엇일까? 여기서 말하는 이해는 개념을 받아들였다는 것이 아니며 사리를 분별했다는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의 사정을 헤아려 너그럽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기정도(박영규)는 서명필(이황의)와 대화를 하기 위하여 그가 좋아하는 만화방에서 만남을 갖는다. 기정도는 평소 만화에 대한 관심도 취미도 없었는데, 서명희가 만화를 좋아한다고 하여 만화방에서 만난 것이다. 애써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 모습이다.

 이해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선겸(임시완)은 서단아(수영)을 찾아가 그동안 자신의 선수생활을 하면서 잘못해왔던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하며 사과하며 반성한다. 과거 주위 사람들의 사정을 헤아려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이해의 모습이다. 그리고 기선겸(임시완)은 오미주(신세경)가 과거에 이야기했던 '제리 맥과이어'라는 영화를 찾아서 본다. 기선겸은 평소 영화를 좋아하지 않지만 오미주라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그 영화를 찾아서 본 것이다. 이는 그녀를 이해한 것이 아닌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다.

 

 다른 존재의 마음을 헤아리는 이해는 나 혼자 홀로있는 무인도에 살고 있다면 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존재했을 때에야 할 수 있는 하나의 숙제처럼 여겨진다. 누군가는 이 숙제를 미루고 자기만의 의견을 고집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이 숙제를 성실히 하여 다른 사람의 상황을 헤아리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나는 열심히 숙제를 해서 이해를 마쳤는데, 상대방이 이해를 하지 않는다면?

 

 드라마 런온 10화에서 그려진 기선겸(임시완)과 오미주(신세경)의 모습은 아주 이상적인 이해의 모습을 그려냈다.

 

 "나는 번역가가 되면 좋아하는 영화 맘껏 보면서 돈도 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모든 영화가 다 재미있을 수 없으니까.."

 "저는 영화가 재미있어 본적이 없어서.."

 "가끔 일이 안 풀리는 날이 있거든요. 알던 단어도 사전을 찾아봐야 하고 그런 날."

 "제가 편견이 있었나봐요. 즐거워 보이던데"

 "그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운동 선수들은 보기에 뜨거우니까 뜨거운 줄만 알았지"

 "차가울 때가 더 많아요. 대회 나가는 것도 출전비가 나오니까.."

 

 서로 다른 취미와 직업을 갖고 있는 두 남녀의 대화에는 그 어떤 오차가 없었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그 어떤 왜곡도 없이 순수하게 받아들여 이해했기 떄문이다. 이는 로맨스라는 장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이다. 현실에서는 오그라들고 받아들이기 힘든 멘트들도 로맨스 드라마 세계에서는 모두 너그럽게 용인되기 때문이다. 현실 세계에서 질식돼 있는 '이해'가 로맨스 드라마에는 과포화 상태에 가깝다. 로맨스 드라마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단순 사랑을 하고 싶어서 보는 게 아닌 이해가 그려놓은 아름다운 세상을 보고 싶어서 그런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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