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와의 전쟁에 대한 생각

2019. 8. 26. 11:34영화 봤다 ㅋㅋㅎ/액션, 스릴러

이 영화를 본 이유는 아는형님 193회에서 언급되길래 보게 됨.

 특히 이 영화에 나오는 대사인 '살아있네' 가  유행어가 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영화였다. 하지만 나는 그 당시 범죄영화 특히 조폭 나오는 영화를 상당히 싫어해서 항상 외면했었음.

 

 

 

 

이 영화는 1990년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을 때에 벌어진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만든 픽션이다.

 

 

영화의 시작은 폭력대부가 구속됐다는 이야기로 시작함.

 

근데 저 폭력대부는 과거에 세관 공무원이었음 ㅎㅎ

 

아 짜식 ㅋㅋ 뇌물 받네ㅋㅋ

 

모하냐

 

살펴보니 마약 ㄷㄷ

 

 

최익현(최민식)은 주운 마약을 국내가 아니라 일본에 파는거니까 괜찮다며 동료를 설득함.

 

조폭을 통해서 마약거래를 하게 됨;

 

최익현(최민식)은 조폭을 등에 업고 어깨에 힘이 빡 들어간 상태.

 

 

 

- 아직 끝나지 않은 약육강식의 정글

 

 최익현(최민식)은 경찰관에게 '니 내가 누군지 아나! 어? 내가 느그 서장이랑 인마! 밥도 묵고! 사우나도 가고! (중략)'

 조폭들의 세계에서는 힘의 논리로 서열이 정해지고 공무원의 세계에서는 계급 또는 높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따라 서열이 나뉘어지고 있었다. 만약 아무것도 아닌 술주정뱅이가 경찰서에서 난동을 피우다가 경찰서 서장의 이름만 뱉으면 경찰들이 손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과 유사하게 느껴질 정도로 힘의 역학관계가 눈에 띌 정도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 속 인물들은 힘의 우열을 통해 강자와 약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하여 차별을 일상화하고 있었 다. 그래서 검사의 몸에 손을 댔다는 이유로 폭언과 폭행을 당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기보다 힘이 약하다는 이유로 잔혹한 폭행을 저지른다. 

 부조리한 그림들도 상당히 많이 그려짐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신고하지 않고 넘어갔다. 그 이유는 신고를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걸 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세관원 공무원이었던 최익현(최민식)이 뇌물을 받으면서 자신의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을 것처럼 법을 집행하는 다른 경찰들이나 검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로 영화 속 조폭들은 경찰들과 긴밀한 유착관계를 맺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1980년대에 보단 나아져서 깡패들이 대놓고 활개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내가 모르는 곳에서 조폭들과 경찰, 검사들이 유착관계를 맺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힘이 조금 약하거나, 가난하거나,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폭언과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에 관한 뉴스를 보고 있으면 1980년대와 같은 약육강식의 정글은 이제 사회가 아닌 학교에서 더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학교폭력이 끊이질 않는 이유는 학교에서 제대로 보호해주질 않고 쉬쉬하고 있는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학교폭력이 알려지면 학교평가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대부분 조용히 해결하려고 한다. 결국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공익을 저버린 학교의 모습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등장한 뇌물받는 세관원이나 조폭들과 유착관계를 맺은 경찰들과 다를 것이 없다.

 

 드라마, 영화, 웹툰과 같은 문화 컨텐츠만 놓고 보더라도 여기서 그려놓은 학교폭력은 항상 똑같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폭력을 꾹꾹 참으며 견딜 뿐, 선생님이나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영화 속 인물들이 조폭들에게 폭력을 당하고도 경찰에게 알리지 않고 침묵한 것처럼 말이다. 결국 이런 이야기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무의식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조폭영화 다음으로 싫어하는게 일진 웹툰이다. 여기선 일진을 무슨 싸움의 신처럼 미화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학교폭력을 당했을 때에 제대로 된 메뉴얼을 제시하기 보다는 힘의 역학관계를 극명하게 그려놓아 폭력에 따른 우월감과 쾌락을 광고하기 바쁘다.

 

 교사들이 학교폭력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것을 학부모들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교칙으로 해결하는게 아니라 법대로 해결하기 위해 직접 증거들을 채집한다. 아이의 몸에 멍을 발견하면 즉시 병원 진단서를 발급 받고, 메시지의 폭언을 발견하면 바로 캡쳐해서 저장하여 증거로 활용한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는 가해자 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학부모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으며 학교에서도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를 지키는 것은 결국 부모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1990년대 국가가 선포한 범죄와의 전쟁은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민주시민을 양성하기 위한 학교에서는 아직 범죄, 폭력과의 전쟁을 선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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