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 김고은 주연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에 대한 생각

2019. 9. 26. 16:15영화 봤다 ㅋㅋㅎ/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소위 '네임드 배우' 라고 불리는 정해인과 김고은이 출연한 영화다. 최소 평타는 칠 것 같은 영화. 나는 개인적으로 김고은이란 배우를 정말 좋아한다. 그 사람이 실제로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지만 작품 속 인물의 캐릭터를 잘 표현하는걸 넘어 극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 정해인의 경우에는 그냥 잘생긴 남배우라는 생각밖에 없다. 그의 작품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한국 영화 뿐만 아니라 드라마도 열심히 챙겨보는 편이 아니다.  최근에 본 한국 드라마가 서현진 주연의 '뷰티 인사이드', 김고은 주연의 '도깨비'인걸 생각해도 말이다.

  영화의 배경은 1994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그 당시의 풍경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데에 그칠 뿐만 아니라 '유열의 음악앨범'이라는 제목에 어울리듯 그당시의 음악들이 흘러나와 추억을 곱씹게 만들어준다. 그런데영화는 추억팔이에 그치지 않고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품고 있어야 한다. 추억팔이에 젖고 싶으면 박물관에 가거나 옛날 사진첩을 들여다보지 굳이 영화를 볼 이유가 없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품고 있지 못했다. 물론 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을진 모르겠지만, 내 가슴은 울리지 못했다. 영화 제목 '유열의 음악앨범' 처럼 과거를 추억하고 싶었는지 이야기의 구성까지도 옛날을 떠올리게 될 정도로 상당히 올드하고 진부하게 느껴졌다. 과거에 상처를 품고 있는 비련의 남자 주인공(정해인) 꿈을 향해 달려가는 여자 주인공(김고은)라는 매우 식상하고 진부한 캐릭터. 그리고 이뤄질듯 말듯한 사랑 이야기. 너무 식상하다.  2시간에 가까운 시간동안 내 가슴을 울린 장면은 단 하나. 미수(김고은)이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는 장면이었다. 그 외에는 없었다. 물론 그거 하나면 충분하지 않을까.

 내가 생각하는 로맨스 영화의 핵심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남녀의 배경을 설정해놓고 그 둘 사이에 벌어지는 사랑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현우(정해인)가 품고 있는 이야기는 공감하기 힘들 정도로 그의 이야기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질 않았다. 만약 현우(정해인)의 과거사에 대해 깊이있게 다뤘다면 나는 그가 느끼는 고통과 눈물에 대해 공감을 하면서 함께 아파했을거다. 하지만 현우의 과거사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상태에서 울분과 분노를 표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분노조절장애, 울분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처럼 느껴져서 눈살이 찌푸러졌다. 물론 영화에서는 충분히 설명을 했을 수도 있지만, 내 이해력과 공감능력이 부족해서 그런것일 수도 있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과거의 풍경과 음악들로 옛 감성을 되살려준다. 그리고 첫사랑에 대한 애틋한 이야기도 품고 있어서 과거를 깊게 회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다. 마치 영화 건축학개론 시즌2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신선하지도 않고 그냥 올드하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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