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스 일레븐에 대한 생각

2019. 9. 27. 15:59영화 봤다 ㅋㅋㅎ/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영화 오션스 일레븐은 범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영화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전현무의 닮은꼴로 유명한 조지 클루니와 2019년에 개봉한 영화 '에드 아스트라'의 주인공인 브래드 피트까지 등장한다. 모든 범죄영화가 그런건 아니겠지만, 내가 선호하는 범죄영화는 '오션스 일레븐(2001)', '이탈리안 잡(2003)', '도둑들(2012)'과 같은 스타일의 영화다. 단 한 명의 뛰어난 천재가 바늘도 들어갈 수 없는 빈틈을 파고들어 원하는 것을 탈취하는 그림도 상당히 멋있다. 하지만 나는 각자 다른 개성과 능력을 품고 있는 이질적인 존재들이 같은 목표를 품고 범죄를 계획하는 이야기가 상당히 매력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영화였다면 별다른 캐릭터도 없고 이야기에 그 어떠하나 영향도 끼치지 못하는 조연이었을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션스 일레븐처럼 한 팀으로 움직이면서 범죄를 계획하는 영화의 경우에는 주연, 조연할 것 없이 모두가 이야기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래서 이런 구성의 범죄 영화는 주인공 뿐만 아니라 조연까지 모두 신경쓰게 만드는 매력있는 이야기다. 음식으로 비유를 하자면 미각 뿐만 아니라 시각, 후각, 씹는 맛인 촉각과 씹을 때의 바삭함을 느끼게 하는 청각까지 모두 자극하는 매력적인 음식이라 하면 된다. 

 범죄는 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타인에게 피해를 안겨준다. 그래서 범죄를 저지르는 주인공을 마냥 신봉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영화 오션스 일레븐은 조금 괜찮은 범죄라고 여겨진다. 영화 속 인물들이 계획하고 있는 범죄는 수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녹아있는 은행 금고를  터는 것도 아니고 국가 시스템 자체를 마비시켜 혼란을 안겨주기 위한 범죄가 아니다.  인간의 사행성 욕망을 자극해서 돈을 쓸어담고 있는 카지노의 재산을 털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카지노의 금고를 모두 털어간다면, 거기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카지노 직원들은 수 많은 사람들이 재산을 탕진시키기 위해 열을 쏟고 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하기 보다는 차라리 카지노가 망해서 다른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게 사회적으로도 더 이로울 수 있다.

 영화 '오션스 일레븐' 같은 스타일의 영화는 이질적인 존재들이 하나로 뭉쳐서 활동하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안겨주기도 하고 최대 다수의 행복을 윤리적 기준으로 두고 있는 '공리주의'적인 가치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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