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18. 14:25ㆍ영화 봤다 ㅋㅋㅎ/SF, 판타지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인 '왕의 귀환'은 무려 4시간이었다. 그래서 호빗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 '다섯 군대 전투' 또한 적어도 4시간은 될 것 같다는 기대를 했지만 3시간도 넘기지 못하는 짧은(?) 시간이었다. 반지의 제왕에서 맛볼 수 있었던 다양한 담론 보다는 대장급의 오크들과 싸우는 데에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솔직히 그 어떤 대사도 없이 싸우기만 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따분해서 '10초 앞으로'를 하고 싶을 정도다.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에서 전쟁에 참여하는 여성은 에오윈 단 한 명이었다면, '호빗 : 다섯 군대 전투' 에선 전쟁으로 부터 피해있던 모든 여성들이 전쟁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남녀라는 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인간의 마음가짐을 품은 모습이다. 이는 마치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에서 읽을 수 있었던 담론을 다시 한 번 보충하여 읽은 기분이다.
난쟁이들이 사용한 전쟁 도구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시대를 훨씬 앞지른 기술을 품고 있었다. 이는 인간과 엘프족도 갖지 못한 어마어마한 기술력이다. 조그만 난쟁이들의 기발한 발상으로 만들어진 도구들을 이용하여 전쟁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갔다. (이 그림은 반지의 제왕의 유일한 난쟁이인 '김리' 에게서도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김리도 같은 난쟁이인데 이런 기술과 도구를 이용하질 못했을까?) 난쟁이들이 전쟁터에서 활용한 기발하고도 최첨단의 전투 도구들로 그려낸 유쾌한 액션씬은 '반지의 제왕'에서는 절대 보지 못한 새로운 그림이라 복습하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는 권력이 인간을 얼마나 타락시키는지를 그려냈다면,'호빗' 시리즈에서는 재물이 인간을 얼마나 타락시키는질 그려내었다. 만약 다음 시리즈가 등장한다면 무엇이 인간을 타락시킬까? 이제는 인간과 난쟁이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냈으니 이제는 엘프의 차례일듯 싶다. 영생에 가까운 삶을 살 수 있는 엘프들은 '호빗' 시리즈에서 유한한 삶을 사는 존재들의 생명을 경시하는 모습들을 종종 보여주었다. '스마우그의 폐허' 에서 레골라스의 아버지인 스란두일은 협상을 결렬시킨 소린을 향해 "100년은 우리에겐 눈 깜박이는 시간이다." 라는 말을 하며 유한한 삶을 사는 난쟁이들의 삶을 가벼이 여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스란두일이 유한한 생명을 가벼이 여기는 모습은 '다섯 군대 전투'에서도 이어졌따. 엘프군의 퇴각을 저지하려 한 타우리엘을 향해 "오늘 전쟁에서 죽나 100년 뒤에 죽나 똑같다. 그들은 유한한 존재다." 라는 말과 함께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과 난쟁이들의 생명을 경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에서는 인간은 권력, 난쟁이들은 재물, 엘프는 영생에 취해버린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반지의 제왕'에서는 인간을 취하게 만든 권력을 어떻게 통제했는지 보여주었고 '호빗'에서는 인간을 취하게 만든 재물을 어떻게 통제 했는지 보여주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엘프를 취하게 만든 영생을 어떻게 통제하는 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다뤄줄 지, 개봉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호빗 : 뜻밖의 여정'에서 간달프가 엘프를 만나려고 한 호빗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아 기대는 해볼법 하다고 생각한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에서는 엘프가 영생을 어떻게 관리하고 통제하려 했는지 대충 가늠할 수 있다. 간달프, 빌보 베긴스, 프로도는 엘프들만 갈 수 있다는 '발리노르'라는 곳으로 향하는데 그 곳은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천국처럼 그려놓고 있다. 그래서 엘프들은 이 발리노르 행을 통하여 '영생'에 취하지 않으려 노력하지 않을까? 와 같은 망상과 추측을 해본다.
반지의 제왕 팬이라서 봤다. 개인적으로 호빗 : 다섯 군대 전투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어울리지 않게 보스몹과의 1:1 전투씬이 너무 길어서 따분했다. 러닝타임도 짧았다. 이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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