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9. 14:48ㆍ영화 봤다 ㅋㅋㅎ/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영화 돈은 금융 범죄 스릴러다. 범죄영화의 매력은 물이 흐르듯 질서있게 유지되고 있는 체제의 빈틈을 교묘하게 파고드는 재미다. 영화 돈은 투자계의 빈틈을 제대로 노린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범죄 스릴러를 맛깔나게 그려내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 어마어마한 지식과 통찰을 품고 있어야 한다. 사회 체제의 빈틈을 노리기 위해서는 낱낱이 꿰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 돈은 그런 점에 있어서 살짝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들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목적은 각양각색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없이 편안하게 살고 싶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어서, 학교를 세우고 싶어서 등등 조일현(류준열) 또한 부자가 되고 싶어 주식 브로커가 됐다. 그런데 조일현(류준열)에게는 부자가 되고 싶지만 마땅한 이유가 없어 보였다. 만약 확실한 목적이 있었다면 그 꿈을 바라보며 돈을 모았을텐데 조일현(류준열)은 오로지 돈만 바라보며 달렸기 때문이다. 조일현(류준열)은 아무런 목적 없이 탐욕에 흠뻑 젖어 있는 존재와 다를게 없었다. 그리고 뭐든 편하게 돈을 벌고 싶어서 힘들게 땀흘리며 농사짓는 아버지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조일현(류준열)을 바라보고 있으면 목적, 만족없는 탐욕이 한 개인과 주변인들을 얼마나 타락시키는지 가늠하게 해준다. 하지만 영화 돈에서의 조일현(류준열)은 제대로 된 반성과 성찰이 없었다. 이런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매일 살인을 저지르던 싸이코패스 살인마가 갑작스럽게 삶의 아름다움을 깨우쳐서 행복전도사로 거듭나게 된 이야기를 보는 기분이다. 범죄 장르의 영화는 상당히 어렵다. 체제의 빈틈을 완전히 파고들 정도의 깊은 이해와 통찰력이 있거나 관객의 뒷통수를 얼얼하게 만들 정도의 반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 '돈'에는 체제의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가늠할 수 없었다. 관객의 뒷통수를 얼얼하게 만들만한 반전도 없었다
인간은 홀로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영화의 여운을 느끼기 위해서는 주연 한 명의 이야기만 담아내는 데에 치중하기 보다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의 이야기, 감정까지도 함께 드러내줘야 한다. 그래야 영화의 이야기에 몰입하고 여운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영화 '돈'은 조일현(류준열)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또 다른 주연인 번호표(유지태), 한지철(조우진)의 이야기가 영화 속에 제대로 드러나질 않았다. 매력적인 조연 전우성(김재영), 원진아(박시은)과 같은 인물들이 분량을 우걱우걱 했기 때문이다.
분량을 우걱우걱했으면 전우성(김재영), 원진아(박시은)에 대한 이야기라도 제대로 담아주지 그런 것도 없다. 그런데 원진아 역을 맡은 박시은이라는 배우는 참 매력적이다.
왓챠 별점 2.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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