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블랙독에 대한 생각

2019. 12. 29. 14:20티비 봤다 ㅋㅎㅋㅎ/tvN드라마 블랙독

 

 난 드라마를 딱히 챙겨보는 스타일이 아니다. 1년에.. 1~2편 정도? 이정도면 많이 보는건가? 무튼 난 드라마를 많이 챙겨보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도 뒤늦게 봤다. 2018년 JTBC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를 본 다음에 호텔 델루나를 봤기 때문에 나는 드라마를 딱히 챙겨보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해도 되겠지?

 드라마를 많이 챙겨본건 아니지만 여운이 짙었던 드라마를 꼽아보자면 모두 서현진 주연의 작품이었다. 또 오해영, 뷰티 인사이드 정도로 두 작품이다. 단 두 작품밖에 안 되지만 내가 챙겨본 드라마가 몇 없다는걸 생각하면 두 작품이면 많은게 아닐까 싶다. 무튼 나에게 서현진이라는 배우는 믿고 보는 배우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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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현진이 출연하는 드라마의 매력 중 하나는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서현진이 출연했던 tvN 드라마 '또 오해영'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의 직업은 음향감독이다. 국내 드라마를 모두 뒤져봐도 음향감독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주인공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재벌과 연예인의 이야기지만 안면인식 장애를 겪고 있는 재벌과 주기마다 모습이 바뀌는 연예인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누구도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을 법한 참신한 이야기다.

 드라마 블랙독은 누구나 깊게 관심을 갖지 않는 기간제 교사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선생님이란 직업을 가진 주인공들은 여느 드라마에서도 많이 봤을 것이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 라고 명명한 것은 블랙독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선생님을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리고 학생이라면 기간제 교사나 정교사나 모두 다 같은 선생님이다. 내 입장에서 기간제 교사란 정교사가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보일 뿐이다. 마치 상병을 거치고 병장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드라마 블랙독이 그려놓은 기간제 교사의 삶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선생님이라 하면 학생들의 인격과 지성을 교양시켜 사회발전에 이바지 하기 위한 인재들을 키워내는 직업으로 상당히 신성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드라마 블랙독에서 그려진 선생님들의 모습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모습과 상당히 달랐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삶으로 인하여 나태함에 찌들어 있었으며, 선생들끼리 파벌이 나뉘어져 다양한 갈등들을 안고 있었다. 더 나아가 기간제 교사는 많으나 정교사 자리는 한정되어 있어 서로가 서로를 돕기 보다는 견제하는 그림이었다. 학생들을 바라보며 이끌어야 할 선생들은 주변의 교사들을 견제, 경계하기 바빴다. 그야말로 신흥 정치판 그 자체다.

 드라마 블랙독에서 그려지는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상당히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는 영상이 한 몫 했다. 영상은 빛을 최소화하고 밝기를 낮춘 듯한 느낌이다. 드라마 속 시간은 점심시간인데 영상에서 그려지는 풍경은 오후 5시 정도 된 것 같은 느낌이다. 밝게 빛나는 형광등의 불빛도 미세하게 그려져 선생님들이 자리하고 있는 교무실의 풍경은 한 없이 어둡고 무겁게 느껴진다.

 

  내가 tvN 드라마 블랙독이 그리고 있는 이야기에 빠져든 이유는 내가 겪었던 학교, 선생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몇 사람들은 사교육, 인터넷 강의를 비꼬기 바쁘다. 그런데 만약 공교육이 제대로 서있었다면, 선생들이 서로를 견제하기 보다 학생들을 바라봤다면 현실 뿐만 아니라 이런 드라마가 그려졌을까? 더 나아가서 선생들을 이렇게 많은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드라마의 색깔은 약간 미생 여자버젼 느낌이 나기도 한다. 물론 나는 미생을 약 4회까지 보다 말았음.

 

(* 참고로 난 1화만 봤다. 이제 2화 볼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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