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21. 06:53ㆍ영화 봤다 ㅋㅋㅎ/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옛날에는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책처럼 생긴 앨범에다가 저장했는데
요즘은 컴퓨터에다 저장하네~~ (추억팔이)
화상채팅도 하고 세상 좋네~~
화상채팅을 할 정도로 매우 친근하게 지내는 것 같지만 딸과 아버지는 매우 사무적인 대화만 주고 받는다.
시험은 잘 봤는지, 밥은 먹었는지
딸에게 전화가 왔는데
, 아버지는 자느라 받지 못하고
딸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보지만 딸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딸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고자 하지만 딸의 친구가 누군지 알지도 못하고
결국 구글링으로 딸의 신상을 털어서 딸의 행방을 알아가려 한다.
- 가족 소통 메신저의 붕괴
영화 속 부녀는 거실이나 식탁에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닌 스마트폰을 통하여 화상채팅을 하거나 메시지를 통해서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그런데 그 대화들은 "밥 먹었니?", "식사했니?" 같은 사무적인 대화들이였다.
옛날의 가족들은 거실에 있는 텔레비전 앞에 모여 같은 방송을 통해 동일한 문화권에 소속되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래서 과거의 가족들은 영화 속 부녀들처럼 사무적인 대화가 아닌 사적인 대화들을 종종 주고받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옛날 가정집에는 거실에 전화 하나 있었다. 거실에 있는 전화는 어른들이 대화하는 도구였기 때문에 전화가 울리면 대부분 부모님이 받곤했다. 그런데 수화기 너머에서 "저는 공공이 친구 일일이입니다. 공공이 좀 바꿔주세요" 라 말하면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던 공공이는 수화기를 건네받아 일일이와 통화를 하게 된다.
그렇게 거실에서 함께 텔레비전을 보던 가족들은 공공이와 일일이가 하는 대화를 엿듣게 됨과 동시에 친구, 애인 유무와 같은 사생활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이처럼 옛날에는 자녀의 사생활 벽은 높지 않았다
하지만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젠 각자의 방에 있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스마트폰을 통해 방송을 보고 있기 때문에 다른 문화권에 속해있어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들며 이젠 거실의 전화기가 아닌 개인 핸드폰으로 친구와 연락을 하다보니 자녀의 사생활은 접근하기 힘든 견고한 요새처럼 되어버렸다.
영화 서치는 단순 긴장감을 안겨주는 영화로 감상할 수 있겠지만, 한 편으로는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존 거실이라는 가족들간의 소통 커뮤니티가 무너졌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지만 정작 곁에 있는 가족들과는 오히려 더 멀어지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에서 거실이란 소통 커뮤니티를 계속 유지한다면 영화 서치에서 벌어진 비극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우리가 종종 접하고 있는 청소년 범죄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화 봤다 ㅋㅋㅎ > 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12인의 노한 사람들에 대한 생각 (0) | 2018.10.27 |
---|---|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대한 생각 (0) | 2018.10.25 |
넷플릭스 영화, 옥자에 대한 생각 (0) | 2018.10.13 |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에 대한 생각 (0) | 2018.10.06 |
영화 상류사회에 대한 생각 (0) | 2018.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