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25. 08:52ㆍ영화 봤다 ㅋㅋㅎ/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와 ~~ 영상미 쩌러따;;
눈까지 핑크빛 같아
벚꽃산에 호텔이 있는 것 같아
영상미가 매우 아름다운 영화다
영화는 이 할아버지가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전해준다고 한다.
영화 속 나레이션이 이 할아버지인 것이다.
유태인인가?
전쟁 중인가??
- 모든 것을 말하지 않는 나레이션 할아버지
"여러분께 상상도 못할 이야기를 제가 들은 그대로 토씨 하나 뺴지 않고 전달해드리겠습니다." 라는 할아버지의 선언과 함께 나긋나긋한 나레이션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는 그닥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관한 이야기와 그림을 놓고 벌어지는 인물들 간의 이야기는 친절하게 설명해주지만, 뜬금없이 "그 이야기는 더이상 하지 않지" 같은 헛소리를 뱉는다거나 진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 궁금한 장면에서 할아버지는 침묵한다. 물론 이야기의 몰입도를 키워주기 위한 기술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다양한 상황에서 할아버지가 침묵해서 그런지 이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어쩌라고;;"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 할아버지를 최대한 이해하는 쪽으로 생각 해본다면,, 영화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진행된다. 할아버지는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를 토씨 하나 빼지 않고 전달하겠다" 고 했기 때문에 특정 상황에서 침묵한 것은 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전달한 사람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추측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로비보이'의 덕목 중 하나는 "입이 돌처럼 무거워야 한다. 고객들이 감추고 싶은 꼴사나운 비밀을 무덤까지 가져가야 한다" 는 내용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그 누군가는 호텔의 '로비보이'일 것이고 고객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몇몇 이야기들은 침묵한 것이 아닐까?
- 침묵이 안겨주는 가치
유태인을 연상시키는 비니 같은 모자와, 군인, 1930년대라는 것을 보면 2차 세계대전의 유태인 대학살을 떠오르게 한다. 영화의 제목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라는 것과 2차 세계대전 당시 부다페스트에 거주하던 유태인들은 독일 나치에 점령 당해 희생당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놓고 보면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더해서 구슈타프의 "도살장처럼 변해버린 잔혹한 세상..." 어쩌고 하는 대사들 또한 킹리적 갓심에 의하여 고개가 끄덕이게 된다.
구슈타프의 이야기가 시작될 떄 나오는 1932란 숫자는 우연스럽게도 유태인 학살 논리의 기반이 된 불임법을 제정한 년도였다. 당시 독일의 불임법은 범죄자나 장애인, 알콜중독 등등의 사람들이 아이를 낳으면 아이들도 반사회적인 인물이 되어 국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우생학의 관점으로 제정한 것이다. 그들은 반사회적인 사람들의 유전자는 강제적으로 제한하고 엘리트의 유전자를 더욱 퍼뜨려서 강인한 독일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낸 것이다. 그렇게 불임법을 시작으로 독일혈통법과 어우러져 불임법의 적용대상은 범죄자, 장애인, 알콜중독, 이주노동자, 유태인까지 확대되어 결혼을 하면 안되고 독일에서 살면 안 되는 존재로 몰락하게 되었다. 그렇게 홀로코스트의 명분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이런 킹리적 갓심을 한 이유는 신부가 구슈타프를 위기에서 구해주며 절름발이 여동생도 구슈타프를 쫓은 사람에게 살해당했다고 고백했기 때문이다.
물론 망상이 자니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망상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레이션이 워낙 많은 것들을 침묵하고 있었거든;;
만약 나레이션이 침묵 없이 모든 이야기를 설명해줬다면 나는 이런 망상을 하지 못했을 것이고 선과 악을 명확하게 구분지어놓은 편가르기, 정치적인 이야기로 전락하여 몇몇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어 핑크빛 호텔의 아름다움을 감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감추고 싶은 꼴사나운 비밀. 누군가는 불편할 수 있는 소재를 이용하여 영화를 재미있고 편안하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나레이션의 침묵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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