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16. 11:00ㆍ영화 봤다 ㅋㅋㅎ/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님포매니악은 과도한 성욕을 가진 여자라는 뜻이다.
예쁜 여배우가 나오나요? 넹
멋진 남배우도 나오나요? 넹
베드신이 나오나요? 아주 많이;
길거리에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는 여성을 발견한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집으로 들여보낸 후 따뜻한 차를 대접한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자, 여성은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 답하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 영화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단순 베드신이 많이 나와서가 아니다. 평범해보이는 여성과 할아버지의 대화가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여성은 과도한 성욕을 이기지 못하고 수 많은 남자들과 섹스했던 자신의 경험을 할아버지에게 털어놓으며 자책한다. 할아버지는 자책하는 여성을 향해 역사, 수학, 문학, 예술, 자연 등등으로 비유하여 자책할 것이 아닌 매우 자연스러운 것으로 포장하면서 위로해준다. 이정도면 명예 변호사라 해도 무방할 정도이며, 계속 듣다보면 tVN 예능 알쓸신잡을 보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무엇보다 여성과 할아버지의 대화가 흥미로웠던 이유는 남성의 왕성한 성욕은 남자다움과 건강함, 강인함으로 여겨지지만 여성의 성욕에 대해서는 문란함, 비도덕으로 여기고 있었던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 많은 섹스를 한 여성도 자신의 성욕을 죄악시 여겼던 것을 보면 여성의 성욕을 외면하고 부정하는 것은 어쩌면 나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품고 있었던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19금영화라서 상당히 공격적이고 도발적이다. 여성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성기를 인식하여 바닥에 성기를 마찰시키는 놀이를 시작했다는 것과 어린 나이에 첫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기존 여성의 성욕을 외면하고 있었던 것을 한 번 건드린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미성년자 여성의 성욕까지 건드린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말하는 여성은 남성처럼 성욕이 있지 않다고 세뇌한 것은 아니었는지 그리고 성욕이 강한 여성을 천박하고 문란한 여성으로 몰고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여성 또한 자연스러운 인간인데 성욕이라는 욕구가 결여된 존재로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 여성에게 금지된 욕망, 성욕
여자 주인공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성기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개구리 놀이' 라는 이름으로 욕실 바닥에 물을 뿌려놓고 바닥과 성기를 마찰시키는 놀이를 즐겨했다. 어렸을 떄부터 남달랐던(?) 것이다.
이러한 그림들은 기존의 믿음에 반하고 있는 이야기들이라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기존의 믿음이라 하면 남성의 성욕은 동물적, 생물학적인 영역이라면 여성의 성욕은 동물적인 욕구보단 감정적인 유대가 기반되어 있다는 생각이 기존의 믿음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한동안 섹스를 하지 않았다는 말에 '굶었다' 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인간에게는 성적인 갈망과 배고픔이 있다. 프로이트는 이를 리비도라 불렀는데, 졸리면 잠을 자고, 배고프면 밥을 먹는 것이라면 리비도는 섹스를 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밥을 배부르게 먹었어도 내일에 배고픈 것처럼, 잠을 12시간 잤어도 내일에 또 피곤한 것처럼 만족스러운 섹스를 했더라도 다시 성적인 욕망을 생기는 것처럼 말이다.
여성도 똑같은 인간인데 여성의 성욕은 감정적인 유대를 느껴야만 성욕을 느낀다고 여기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 아니었을까? 어쩌면 이 믿음들은 여성의 욕망은 공개 되거나 드러나선 안되는 것이었고 표현할 권리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 이런 남성주의적인 생각들이 널리 퍼져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자유 민주주의 시대에 모두가 욕망을 표현하고 실천하여 모든 사람들이 자유로워졌다고 볼 수 있겠으나 욕망의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나의 욕망이 과연 진정한 욕망일까에 대해서 남자든 여자든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지금, 성폭력의 위험에 젖어있는 이 사회에서 여자들이 성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것이란 예나 지금이나 쉽지가 않다. 더해서 지금은 코르셋, 성상품화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으니 여성의 성욕은 사회 조건에 따라 빚어진 안전과 안정에 대한 욕망의 뒤편에 숨겨야 하는 바쁜 현실인 것이다.
이 영화는 기존에 자리잡고 있었던 여성의 성욕에 대한 믿음과 생각에 대해서 새로운 생각들을 안겨준다. 어쩌면 이 영화는 자극적인 섹스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여성(여성의 성욕을 금기시 하는 문화)과 할아버지(여성 또한 남성처럼 욕망을 느끼는 주체)의 대화를 통하여 관객들의 인식을 전환하고자 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왓챠 별점 5점 드림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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