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3. 11:34ㆍ영화 봤다 ㅋㅋㅎ/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이 영화를 본 이유는 최근 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화 영화인 알라딘, 아기코끼리 덤보 등등을 보면서
내가 혹시 빼놓은건 없을까 살펴보게 되었다. 그 중 신데렐라를 빼놓고 봤더라. 그래서 봄 ㅎ
여기가 신데렐라네 집
백종원씨가 말해줬는데, 거위가 집을 그렇게 잘 지킨다네
쥐까지 챙겨주는 착한 신데렐라~
아픈 어머니는 신데렐라에게 용기와 따뜻한 마음을 절대 잊지 말라고 한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이런 장면이 없었는데, 영화에서 이런 장면이 등장하는걸 보니 어린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나 신데렐라의 아버지는 재혼을 하게 되고 낯선 아줌마와 아줌마의 두 딸을 집으로 들인다.
무역상인 아버지는 집을 떠나고 신데렐라 혼자 남게 된다.
신데렐라는 좁은 침실로 고민하는 두 언니들을 위해 자기의 방을 양보하고 다락방으로 가게 된다.
물론 계모의 보이지 않는 압박이 있었지만. 호구가 따로 없네~
긍정걸이네~
계모와 두 언니들은 집안일을 할 줄 몰라서 주로 신데렐라가 도맡아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좌절하는 신데렐라.
신데렐라를 끊임없이 부려먹는 계모와 두 언니들
말을 타고 있는 신데렐라. 현대식으로 표현하자면, 드라이브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던 중에 우연스럽게 신데렐라를 마주하게 됨.
이 이야기는 내가 봤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존재하지 않았던 장면이다.
그런데 신데렐라는 이 친구가 왕자인지 모르고 그저 기사 견습생인줄 앎
왕은 다른 나라의 공주와 결혼하라고 하지만, 왕자는 사냥을 할 때에 만났던 시골처녀와 결혼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왕자는 공주, 귀족, 평민들까지 무도회에 초대하는 것을 권하게 됨.
계모의 두 딸은 왕궁의 왕자를 꼬셔 신분상승을 위해,
신데렐라는 왕자가 아닌 왕궁에 있는 기사 견습생을 만나러 왕궁에 가려고 한다.
역경을 딛고 신분상승한 여성의 이야기를 '신데렐라 스토리'라고 할 정도로 신데렐라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고전 중에 고전이다. 뿐만 아니라 요정의 주문 중 하나인 '비비디 바비디 부' 또한 과거 SK텔레콤 CM송으로 불릴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물론 요즘 급식친구들은 모르겠지만.)
- 원작과 달리 진솔한 두 사람의 감정을 담아놓은 이야기
원작에서 신데렐라와 왕자가 처음 만나는 장소는 무도회장이다. 왕자가 신데렐라를 처음 마주하게 된 순간은 요정의 마법을 받아 한 껏 아름다워진 상태의 신데렐라이고 신데렐라는 상대가 왕자라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만난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만약 신데렐라가 누추한 상태였다면 왕자는 그녀에게 눈길이라도 주었을까? 그리고 상대가 왕자라는 것을 몰랐다면 신데렐라는 그에게 눈길이라도 주었을까? 원작에서 그려진 이 둘의 사랑은 위선일 지도 모른다. 진짜 그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왕자는 신데렐라의 아름다운 외면, 신데렐라는 왕자의 신분에 취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데렐라 원작은 나에게 이러한 의문점을 안겨준고 끝을 맺는다.
신데렐라 실사화 버젼은 원작에 대한 나의 의문을 깨끗하게 풀어주었다. 신데렐라가 왕자를 처음 마주한 순간은 요정의 마법을 받아 한껏 화려해진 상태가 아니라 누추한 상태였다. 그래서 왕자는 신데렐라가 초라한 시골처녀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자는 그녀의 아름다움과 용기있는 모습에 호감을 느낀다. 신데렐라 또한 상대를 왕자가 아닌 기사 견습생으로 오해한다.
신데렐라가 무도회장에 가고 싶어한 이유는 왕자를 만나기 위함이 아닌 숲속에서 만났던 기사 견습생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서였다. 이 점을 놓고 봤을 때에 왕자가 신데렐라를 좋아한 이유는 신데렐라의 화려한 외면이 아니었고, 신데렐라가 왕자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왕자라는 신분이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게 한다.
- 신데렐라의 엄마와 아빠가 일찍 돌아가신 이유
신데렐라 실사화 버젼에서 살짝 아쉬운 부분은 신데렐라가 바보 같이 착하다는 점이다. 자신의 방을 순순히 내어주고 다락방에서 자는 모습이나 전염병을 옮기고 다니는 쥐새끼들에게 친절함을 배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착한건지 바보인 건지 의문이 들 정도다.
신데렐라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신 이유는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있지만 별다른 사고 없이 돌아가신 것으로 보아 병에 걸리신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이유 또한 여행길에 병에 걸려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신데렐라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이유는 신데렐라가 뭣 모르고 열심히 기르던 쥐들이 옮긴 전염병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신데렐라도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살 것 같지만 쥐들이 옮긴 전염병으로 일찍 죽을지도 모른다.
신데렐라 원작은 1950년에 개봉하였고 실사화는 2015년에 개봉했다. 약 60여 년이란 시간이 흐른 셈이다. 만약 2070년에 신데렐라를 또 다시 개봉하게 된다면 전염병을 옮기는 쥐들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들을 안겨주었으면 좋겠다.
- 왜 왕자는 유리구두에 집착할까?
왕자는 이미 신데렐라를 숲 속에서 봤고, 무도회장에서 봤다. 그래서 얼굴만 봐도 신데렐라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다.그런데 왜 굳이 유리구두에 집착할까? 원작을 따르기 위해서?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고된 집안일을 하던 공간에서 화려한 무도회장이란 공간으로 이어주는 하나의 사물이다. 그런데 다른 구두도 집 안에서 무도회장까지 연결시켜주는 사물이다. 하지만 나는 유리구두와 구두를 동일시 하지 않는다.
무도회장의 여성들이 신고있던 구두의 외형은 각양각색일지 몰라도 내면은 보편화되어 있다. 그 이유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발 형태가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두를 발사이즈에 맞게 신는다 하여도 불편하지는 않지만 발에 완전히 들어맞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구두를 사이즈에 맞게 신었다 하더라도 그 구두가 가로발바닥활과 세로발바닥활까지 완벽하게 감싸지 못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구두는 대칭적이지만 인간의 발은 완벽하게 대칭이 아니다. 그래서 대칭적인 구두로 비대칭적인 인간의 양발을 완벽하게 감싼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다르다 발 사이즈를 대강 산출하여 만들어낸 여느 구두가 아니라 신데렐라의 발에 완벽하게 들어맞도록 설계한 마법의 구두이다. 그래서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의 외형은 대칭적일지라도 내부는 분명 비대칭일 것이다.
다시 돌아가서 왕자는 왜 유리구두에 집착했을까? 이미 초라한 신데렐라의 모습과 무도회장에서의 화려한 신데렐라의 모습을 다 확인했기 때문에 굳이 유리구두를 신기지 않더라도 얼굴만 보면 알아볼 수 있는데 말이다.
어쩌면 왕자는 구두의 외형 = 여성의 외면', '구두의 내부 = 여성의 내면'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왕자가 여성들의 발에 유리구두를 맞춰본 이유는 신분상승의 수단이라는 보편적인 생각을 품고 있었던 여성이 아니라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개별적인 생각을 품고 있는 여성인지 살펴보고 싶었던 마음일지도 모른다.
가만 생각해보면 외형은 신데렐라와 완전히 똑같이 생겼지만 내면은 왕자와 결혼하여 신분상승하고 싶다는 보편적인 생각을 품고 있는 여성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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