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 고전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 대한 생각

2019. 9. 13. 13:11영화 봤다 ㅋㅋㅎ/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시작부터 화질부터 고전느낌 물씬

 

남자 주인공 제시(에단 호크)

삼시세끼 까르보나라만 먹을것 같은 느끼한 분위기다.

 

셀린 (줄리 델피) 여자 주인공이다.

 

기차 안에서 시끄럽게 다투는 두 남녀가 어떤 이유인지 물어보는 제시(에단 호크)

 

독일어로 싸워서 본인다 모른다는 셀린(줄리 델피)

 

그리고 여기에서 이어지는 대화가 왜 인싸들의 감성영화인지를 가늠하게 해준다.

셀린은 "커플이 나이가 들수록 상대의 얘기를 듣는 능력이 떨아진다." 라고 말하며 이에 대한 근거를 덧붙인다.

 

 

이 둘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객실칸에서 벗어나 휴게실 칸으로 감.

 

여자의 목적지는 파리, 남자의 목적지는 비엔나다.

 

대화를 진짜 많이 하네;

 

비엔나에 도착 이제 헤어질 시간~~~

제시(에단 호크)는 기차에 내리지 않고 휴게실 칸에 있는 셀린(줄리 델피)를 다시 찾아간다.

그리고 너랑 계속 얘기하고 싶으니 같이 베인나에서 내려 함께 둘러보자고 한다.

참 웃기네~ 그렇게 좋으면 니가 파리로 가지 그러냐~~

 

 

 - 이 세상에 재미없는 사람은 없다.

 

 기차에서 나눈 이야기는 평범한 것 같았지만 따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따분하게 느껴지지 않은 이유는 둘이 나누는 대화가 상투적이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일상적인 것들을 이야기할 때에도 자신의 내면과 경험, 세계를 그대로 드러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둘의 대화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주제였다. 하지만 오고가는 이야기는 그 어떤 사람에게서도 나올 수 없는 고유함을 근거로 하고 있어서 어디서도 쉽게 들을 수 없는 이야기다.

 이 둘이 나누는 대화는 닭튀김에 짜장소스가 버무러져 있는 것과 같았다. 닭고기, 닭튀김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짜장소스가 버무러진 닭튀김, 닭고기는 쉽게 볼 수 없어서 수 많은 호기심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개개인은 자기만의 감각기관을 통해 각양각색의 경험과 느낌을 품고 살아간다. 그래서 두 남녀처럼 이야기를 한다면 이 세상에 재미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항상 재미없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을까?

 내가 재미없게 느껴지는 사람들은 솔직하게 표현하기 보다 상투적인 말들만 하는 사람들이다. 그저 자기 일상만 말하거나, 있었던 일에 대해서 말만 하면 하나도 재미가 없다. 하지만 비빔밥을 먹었어도 그 재료를 바라보며 든 자기만의 생각을 풀어내면 진귀한 당나귀 고기를 먹은 이야기보다 훨씬 더 흥미롭고 신선할 것이다.

 

 재미없게 느껴지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모든 것을 단순하게 생각하고 뱉는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어서 영화가 재미있으면 '재미있다.', 예쁘면 '예쁘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런 말을 뱉으면 그냥 대화 자체를 하고 싶어지지가 않다. 이런 단순한 말들은 나에게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게 귀찮아보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단순하게 뱉는 사람들은 평소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들여다 본 경험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자기의 내면이 어떤 형상을 하고 있는지 조차 몰라서 그냥 단순하게 얼버무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대화의 매력은 상대 내면의 형상을 가늠한다는 점에 있다. 특히 이 형상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울 수록 그 사람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마치 두 남녀처럼 말이다. 이 두 남녀는 일상적인 주제를 놓고 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편화하여 '좋고', '싫음'으로 말하지 않았다. 좋으면 그 좋음에 대한 근본을 파고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이 둘의 대화가 흥미로웠던 것이다.

 

 이 영화가 개봉할 때에 태어난 사람들도 이 영화를 꼭 챙겨볼 정도로 지금까지 사랑을 받는 영화다.

인싸들은 이 영화를 보고 어떤 것을 느꼈을까? 

 나는 인싸들이 자신의 내면을 상투적인 말들로 표현하기 보다, 자신의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면서 다듬은 다음 표현하길 바란다.

물론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두 남녀처럼 저런 말이 술술나오기는 어렵다. 영화니까 가능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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